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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1등급이 순식간에 '투플'로…이력제 비웃는 '택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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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가짜 한우를 판 업체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문이 굳게 닫힌 채 영업정지를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사업자 번호를 조회해 봤더니, 불과 며칠 전 스스로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한우를 팔다 지난 2022년 두 차례, 올해 또 두 차례 적발됐습니다.

두 번 이상 적발되면 업체 이름이 공개되지만 사업자만 바꾸면 영업을 계속하는 데 아무 걸림돌이 없는 겁니다.

[박종국/해당 업체 구매자 : 공개되면 영업을 못하겠죠. 아무래도 같은 업계에 내용이 공개되면, 그러니까 걔네는 사업자를 없애버려요.]

일단 영업만 할 수 있으면 저질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키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한우 제비추리 1등급과 투 플러스 등급, 포장지에는 각각 등급 표시와 함께 이력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비싼 투플러스의 바코드를 찍었더니, 축산물 이력 시스템과 연계돼 똑같은 내용이 담긴 태그가 출력됩니다.

횟수 제한도 없습니다.

이걸 1등급 고기에 붙이면 그대로 투 플러스 등급이 되는 겁니다.

1등급 한우입니다. 이렇게 자체 저울을 통해서 투플러스 한우 태그를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명 '택갈이' 수법입니다.

[한우 판매 업주 : 그만큼 이득을 볼 수 있으니까. 태그가 나오는 저울에 조작 방법만 알면 얼마든지 손을 대려면 댈 수 있죠.]

설령 단속이 된다 해도 횟수에 따라 과태료 금액만 달라질 뿐입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본원 관계자 : 거짓 표시의 경우에는 1차 위반 과태료 70만 원, 2차 위반 과태료 140만 원, 3차 위반 과태료 280만 원, 4차 이상 위반일 경우에는 500만 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올해 대구경북 지역 한우판매업체 20곳을 단속한 결과 DNA 불일치가 무려 40%에 달하는 상황, 결국, 축산물 이력제만 믿고 한우를 사 먹는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취재 : 안상혁 TBC, 영상취재 : 김도운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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