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반년도 안 됐는데…'막말 논란' 의협 회장 불신임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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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취임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임이 추진됩니다.

의사 사회에서는 임 회장이 올해 5월 취임 후 의대 정원 증원 같은 정부 정책이나 간호법 제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다 막말 논란까지 일으켜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임 회장 탄핵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임 회장은 최근까지도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라는 정신장애 환자 비하 발언으로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아 입지가 좁아졌습니다.

오늘(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조현근 대의원은 최근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위한 동의서를 대의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발의됩니다.

회장 불신임은 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나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침해했을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을 때 할 수 있습니다.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을 불신임해야 하는 이유로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미흡한 대응, 사직 전공의 분열 시도, 막말 등을 내세웠습니다.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받은 임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매일 같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 듣는 것도 지친다"고 남겼다가 역풍을 맞고는 다시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의학 학술 단체인 대한조현병학회는 이 발언을 두고 "특정 병명을 악의적으로 사용해 낙인을 영속시키는 행위"라면서 "의협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애인 단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장애인 단체는 오늘 보도자료를 내고 "의협을 대표하는 임 회장이 공개적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정신장애인을 모욕·비하한 것은 정신장애인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는 행위로,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신장애에서 즉각 'X소리'를 연상해내는 그의 천박한 정신세계에서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는 그저 상대를 조롱하고 욕하고 싶은 자신의 일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동원해대는 비유의 대상일 뿐"이라며 "임 회장은 정신장애 당사자(단체)와 면담하고 직접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 후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취임한 임 회장은 취임 전부터 의료계 안팎으로 갈등을 겪었습니다.

임 회장은 당선자 신분일 때 당시 운영 중이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겠다고 나서 지도부 차원에서 한 차례 대립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도 사이가 틀어졌고, 거듭된 그의 막말 때문에 의대생 단체도 "임 회장의 연이은 막말, 개인의 무례 때문에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조현근 대의원 등이 회원을 대상으로 불신임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응답자 1천982명 가운데 85.2%가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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