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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장성 인사와 대선 공약…"해병대 힘 싣는 계기 돼야"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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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장성 인사가 임박했습니다. 통상 10월에 단행되는데 이번 인사는 11월 초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국정감사의 국방부 종감, 다음 주 한미연례안보협의회 SCM이 마무리된 뒤 인사가 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4성 대장 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 차장의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기용으로 합참 차장 대장 인사 수요가 있지만 현재의 합참 차장 중장 체제를 몇 달 더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하반기 장성 인사는 3성 중장 이하만 이뤄집니다.

이슈는 "항명·수사외압 사건으로 쑥대밭이 된 해병대의 차기 사령관에 누구를 앉히느냐"입니다. 해병대 사령관 인사가 해병대의 원기를 회복시켜 해병대의 명예와 신뢰, 힘을 되찾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생긴 관심입니다. 그래서 장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것이 대선 해병대 제1 공약인 '4성 장군 배출'의 이행입니다. 해병대 4성 장군을 감안한 사령관 인사를 함으로써 윤석열 정부는 대선의 약속을 지키고 해병대는 힘을 되찾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낳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4성 장군 공약과 해병대 힘 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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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4성 장군 임명의 근거는 2019년 개정 군 인사법에 마련됐습니다. 3성 중장의 해병대 사령관이 임기를 마친 뒤 연합사 부사령관, 합참 차장, 합참 의장 등 4성 직위로 진급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법만 준비됐을 뿐 시행되지는 않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임기 내 해병대 4성 장군 배출'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그것도 해병대 3대 공약 중 제일 윗자리에 올렸습니다.

채 해병 사건, 항명·수사외압 사건에 휘말린 현 김계환 37대 사령관을 4성으로 올릴 수는 없습니다. 4성의 영예를 안긴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에 나오는 38대, 39대 사령관이 대상입니다. 차차기 39대는 대선을 반년 정도 앞둔 인사에서 임명됩니다. 윤석열 정부가 39대 사령관을 4성 직위에 앉히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결국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 38대 사령관에 지명되는 장군을 내년쯤 4성으로 임명하는 것이 공약 이행의 거의 유일한 길입니다.

38대 사령관을 향후 4성 직위로 진급시키려면 타군 4성들과의 기수 균형도 고려해야 합니다. 해병대의 새내기 대장이 전군의 대장 중 고참 기수가 되면 곤란하다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사령관의 임기는 2년이지만 38대 사령관은 임기를 반년 또는 1년 정도로 단축시켜서 4성으로 진급시키면 군종 간 기수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38대 해병대 사령관 후보는 1사단장 주일석 소장(해사 46기)과 2사단장 정종범 소장(해사 47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조영수 소장(해사 45기) 등입니다. 제각각 자질과 경력이 쟁쟁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4성 공약 이행의 현실화는 정부가 풀 죽은 해병대에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며 "정부는 4성까지 감당할 수 있는 경력과 자질의 해병대 장군이 누구인지 잘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논란의 두 장군 김계환·임성근의 자동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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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김계환 사령관과 임성근 소장

채 해병 사건으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는 김계환 사령관과 임성근 소장의 거취도 관심입니다. "수사를 받는 장군은 의원면직할 수 없다"는 군 인사법 조항에 따라 두 장성이 하반기 장성 인사 이후에도 군 생활을 계속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소문과 달리, 두 장군은 3개월 안에 순차적으로, 자동적으로 전역할 것으로 보입니다.

군의 인사 관련 당국자는 "김계환 사령관의 경우 수사받는 장군의 의원면직 불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사령관 퇴임 이후 무보직 장군에 대한 퇴직명령에 따라 전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성근 소장의 정책연수 보직은 내달 초 만료됩니다. 다음 보직이 주어지지 않아 석 달 뒤 자동 전역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계환, 임성근 두 장군이 빨간 명찰 해병대 군복을 입고 법정 또는 국회, 공수처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전·현직 해병들의 고통은 막심했습니다. 연말·연초면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해병대는 한숨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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