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장 "광화문 현판, 고증 거쳐 제작"…한글화 논의 반대


최근 한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는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국가유산청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화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질의에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 청장은 광화문 현판은 오랜 기간 논의와 고증을 거쳐 나온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은 2005년 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한글 현판을 한자 현판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정치권과 한글 단체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습니다.

이후 2010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자로 된 현판을 새로 공개했으나 약 3개월 만에 균열이 생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여러 차례 전문가 논의와 연구 용역을 거쳐 13년 만에 다시 걸린 게 지금의 현판입니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현판은 검은색 바탕에 금박을 입힌 글자 형태로,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와 사진 자료를 토대로 제작됐습니다.

최 청장은 이런 과정을 거론하며 "현판은 1865∼1868년 경복궁을 중건했을 당시 걸려 있던 현판에 가깝게 고증해야 한다는 게 문화유산 복원의 원칙에 맞는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동안의 과정과 제작 비용 등을 본다면 (현판 제작을 둘러싼) 다사다난한 과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충분한 국민적 논의와 의견을 통해 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청장은 국보급 문화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과 관련해서는 "정상적인 소장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환을 위한) 협상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상주본은 경북 상주에 거주하는 고서적 수집 판매상이 2008년 서울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과 다른 해례본을 찾아냈다며 일부를 공개해 그 존재가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가 구체적인 소장처를 밝히지 않으면서 10년 넘게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국가유산청은 2012년 5월 원래 소유자였던 골동품 업자 고(故) 조용훈 씨로부터 기증받아 국가 소유권이 인증되는 만큼 상주본 반환을 요청하고 있으나 수년째 뚜렷한 해법 없이 공전 중입니다.

최 청장은 압수수색 등 강제 절차를 진행했을 때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며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워서 (논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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