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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게 "상황 관리" 주문한 김정은…수위 조절 나선 이유는 [스프]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오프라인 - SBS 뉴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대남 위협 수위가 다소 달라졌습니다. 지난 2일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 시찰 때만 해도 '핵보유국인 북한과 충돌하는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협하더니, 지난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 방문 때에는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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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 서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 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습니다."

<김정은 국방종합대학 연설, 지난 7일>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황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상황 관리를 주문하면서 사실은 김정은 자신이 상황 관리에 나선 것입니다.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 관리 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입니다. 그것이 자국의 안전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이고 유익한 처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정치가로서의 노련함이고 능숙한 자질과 수완입니다."

<김정은 국방종합대학 연설, 지난 7일>

김정은은 그동안의 위협적 언사가 '만약'이라는 전제 하에 있었던 것이라며 애써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외부의 공격이 있을 때 북한이 대응하겠다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이 무력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입니다.

"나는 분명히 그리고 일관하게 군사력 사용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천명할 때마다 《만약》이라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그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서 우리의 헌법은 우리 군에 엄격한 명령을 내릴 것입니다."

<김정은 국방종합대학 연설, 지난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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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의 위협적 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김정은은 여전히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기도 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신의 보호도 대한민국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상황 관리를 주문한 것 등을 볼 때, 김정은이 일정 정도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정은, 지난 1월에는 "일방적으로 전쟁하지는 않을 것"

긴장이 높아지는 듯 할 때 김정은이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자, 김정은은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기 지수를 낮추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무모한 행동을 하는 듯한 김정은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마다 수위 조절에 나서는 것은 김정은도 사실은 전쟁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말로는 전쟁 불사를 외치지만,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정권의 종말을 공언하는 한미의 대응 의지로 볼 때 김정은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선뜻 전쟁을 결행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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