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선거 토론서 비틀거린 공화후보…부축하러 달려간 한국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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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주 연방상원선거 출마한 바쇼 후보(왼쪽)과 앤디김 후보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한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이 참여한 토론에서 공화당 상대 후보가 건강 문제로 연단에서 쓰러질 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앤디 김 후보는 상대 후보가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며 앞으로 고꾸라질 듯한 모습을 보이자 지체 없이 뛰어가 '괜찮냐'고 묻는 등 신사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지시간 7일 토론을 주관한 지역매체 뉴저지글로브에 따르면 김 의원과 공화당 소속 커티스 바쇼 후보는 오는 11월 뉴저지주 연방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일 저녁 8시 첫 TV 토론을 벌였습니다.

김 의원은 미국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의원 3선 고지에 오른 한국계 정치인입니다.

경쟁자인 공화당 바쇼 후보는 정치 경력이 없는 호텔 및 부동산 개발업 사업가 출신 인사입니다.

90분으로 예정된 토론은 시작부터 삐걱거렸습니다.

바쇼 후보는 뉴저지주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 문제에 관한 첫 질문에 답을 하려던 중 갑자기 말을 멈추고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바쇼 후보는 서 있기조차 힘든 듯 강연대를 붙잡고 비틀거렸습니다.

상대 후보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음을 알아차린 김 후보는 바쇼 후보 자리로 달려가 강연대가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고 "괜찮냐"고 물었습니다.

진행자는 곧바로 토론을 중단시켰고 바쇼 후보는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토론장 밖으로 나간 뒤 약 10분 후 토론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이후 응급 의료진이 출동하자 건강상태 점검을 위해 토론회는 한 차례 더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바쇼 후보는 토론장에 돌아와 "생활비 문제에 너무 집중하느라 오늘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농담을 던진 뒤 "여러분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토론은 다시 본궤도에 올랐고 두 후보는 세금, 낙태, 이민자 주요 이슈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습니다.

바쇼 후보는 김 후보를 '워싱턴의 내부자'로 규정하고 뉴저지 주민들을 위한 경제 환경을 조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업가 출신이 자신이 일자리 창출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김 후보는 "바쇼 후보가 밝힌 유일한 지지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바쇼 후보는 토론회 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건강을 염려해 주셔서 감사하다. 하루 종일 유세하느라 정신이 없어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토론회 후 엑스 계정에 올린 글에서 바쇼 후보가 겪은 건강 이상 문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채 "뉴저지 주민들에게 제가 어떤 상원의원이 될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치지 않고 어떻게 노력할지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하원의원 3선 고지에 오른 김 의원은 지난 6월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 자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민주당 소속 현역 상원의원이었던 밥 메넨데스 전 의원이 뇌물죄로 기소되면서 생긴 출마 기회였습니다.

이후 메넨데스 의원은 유죄 판결로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선거 출마도 철회했습니다.

뉴저지주는 지난 1972년 이후 민주당 후보가 줄곧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거머쥔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민주당 후보인 김 후보의 상원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진=AP·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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