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시선 쏠린 틈 타…러, 우크라 동부전선서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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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흘레다르에서 엄폐할 곳을 찾아 달리는 우크라이나군 병사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격과 뒤이은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세계의 이목이 중동에 쏠린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지시간 2일 동부 전선의 격전지 중 한 곳인 도네츠크주 부흘레다르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 등은 러시아 국기가 게양된 부흘레다르 시내 건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 등을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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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만 4천 명이 살던 탄광마을 부흘레다르는 2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최전선이 됐습니다.

러시아 주요 보급선을 직접 포격할 수 있는 전략 요충지였던 까닭에 러시아군은 2년 내내 끊임없이 이곳을 공격했으며, 지금은 민간인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된 유령도시에 가까운 곳이 됐습니다.

러시아군은 한때 부흘레다르 주변 지뢰밭에 전차를 무리하게 투입했다가 수십 대를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몇 주 전부터 공세를 대폭 강화했고, 부흘레다르를 반포위한 채 활공폭탄을 이용해 우크라이나군을 일방적으로 두드려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구형 항공폭탄에 유도 키트를 장착한 무기인 활공폭탄은 보통 60∼70㎞ 바깥에서 투하되는 까닭에 부흘레다르의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응할 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부흘레다르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러시아군은 2년간의 공세 끝에 이 마을을 손에 넣게 됐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비록 러시아가 부흘레다르를 점령했지만 전선을 밀어붙이는 데 당장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급선상에 위치하지 않은 데다 우크라이나군 병참기지가 있는 포크로우스크를 겨냥한 러시아군 주공(主攻)과는 50㎞ 가까이 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요새를 상실한 건 주(主)전선과 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에 가해지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이는 우크라이나가 2년 반 동안의 전쟁 끝에 갈수록 암울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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