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회장, '3.1조'짜리 반격…경영권 분쟁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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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이후 침묵을 지켜오던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섰습니다. 영풍에 맞서, 외국 사모펀드와 함께 3조 1천억 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소환욱 기자입니다.

<기자>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습니다.

고려아연이 최대 15.5%, 우군으로 끌어들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최대 2.5% 등 모두 18%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겁니다.

공개매수 단가는 83만 원으로 영풍-MBK가 제시한 75만 원보다 10% 이상 높였습니다.

2조 3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영풍-MBK 연합에 맞서, 최대 3조 1천억 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반격에 나선 겁니다.

[최윤범/고려아연 회장 :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습니다.]

이런 결정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을 금지해 달라는 MBK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MBK 측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홍세규/MBK 파트너스 전무 :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순자산의 20%가 넘는 2조 7천억 원을 고금리로 차입하게 돼 고려아연의 주주 가치와 회사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봅니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에 필요한 2조 7천억 원은 회사채 발행과 금융회사 차입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데, 일정 수준의 재무적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박기덕/고려아연 대표이사 : 일시적인 저희의 현금 부담은 발생할 수 있으나, 과거의 실적을 토대로 생각하면 충분히 저희가 감내할 수준이다….]

영풍과 MBK에게는 자신들의 공개매수가 끝나는 오는 4일까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로 인상하는 카드가 남아 있습니다.

경영권의 향배가 더 복잡해진 가운데 돈의 전쟁으로 치닫는 양측의 분쟁이 회사에 내상만 남길 거라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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