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통 라벨은 왜?"…팔 걷어붙인 약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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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라벨이 없는 투명 생수병, 이제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던 건데요. 그렇다면 플라스틱 약병은 지금 어떻게 재활용되고 있을까요.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약국.

조제실 쓰레기통이 약을 담았던 플라스틱 통으로 가득 찼습니다.

약통 외부 라벨은 거의 다 떼어내지 않았습니다.

약통 내부를 살펴보니, 제습제가 붙어 있기도 하고, 알루미늄 포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활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신형근/약사 : 라벨이 대체적으로는 잘 안 뜯기고, 뜯기더라도 이렇게 자국이 남거나 이런 경우가 많아서 사실상 (재활용은) 좀 어렵다고 봐야죠.]

약대생들과 약사 단체가 약국 9곳에서 닷새간 나온 폐기물 110kg을 모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약국 1곳당 폐기물이 2.45kg 나왔는데, 이 중 플라스틱이 1.62kg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제약사별로 분류해 봤습니다.

제약사 132곳 중 39곳이 제습제를 제거하기 어려운 약통을 사용했습니다.

제약사 8곳은 밀봉을 위해 약병 입구에 알루미늄 포일을 붙여 재활용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라벨 제거가 쉽도록 약통을 만든 제약사는 50곳.

반면 64곳의 약통은 라벨을 떼어내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한서연/실태조사 참여 약대생 : 제약회사에서 그 점들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부분에서 문제가 가장 많이 심하게 발생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는 약을 습기나 빛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약품의 용기와 포장 재질을 선택하는 만큼 개선이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재활용에 문제없는 라벨 사용을 의무화한 캐나다의 플라스틱 협약 등을 참조해, 제약업체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쉬운 약통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김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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