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족 성지 노량진은 옛말"…책가방 멘 5060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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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노량진 학원가는 많은 이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죠.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공무원시험 준비하던 청년들이 떠나고 그 빈자리를 50·60대가 채우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노량진의 컵밥 거리, 점심시간인데도 텅 비어 한산합니다.

끼니를 해결하려는 청년들로 북적이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컵밥 거리 상인 : 옛날하고 달라요. 몇 년 전만 해도 막 사람이 정말로 미어터졌는데 애들이 지금 없는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 이른바 '공시족'이 급감하며 학원가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서점 상인 : 노량진이 아니면 안 된다. 그거는 10년 전 얘기고요. 옛날보다는 덜 바쁘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4년 전 37.2대 1에서 올해 21.8대 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낮은 봉급과 처우,

[이지원/20대 공무원 준비생 : 월급이 좀 적다 보니까 친구들이 다른 거를 많이 선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악명 높은 악성 민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대 경찰공무원 준비생 : 민원들을 많이 상대하잖아요. 취객이거나 그런 분들을 상대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청년들이 떠난 자리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50·60대 중장년층이 채우고 있습니다.

한 전기기사 자격증 학원.

3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강의실이 중장년 남성들로 꽉 찼습니다.

이 학원의 50·60대 수강생은 2년 전 24%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4%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60대 전기기사 준비생 : 정년퇴직을 했는데요. 건강 100세 시대에 어떤 자격증이 평생 직업으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서.]

공인중개사와 주택관리사 학원도 늘었습니다.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재취업은 쉽지 않고 자영업도 불황에 어렵다 보니, 자격증에 기대를 거는 것입니다.

[50대 공인중개사 준비생 : 노후에 이제 경제적인 거를 제가 책임을 한 번, 돈을 좀 벌어보고 싶어서요. (같은 반에) 70 넘으신 분도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김민혁/대산전기학원 대표 강사 : 취업률이 높고 하다 보니까 이쪽으로 많이 도전하시는 것 같아요. 자기의 이제 무기가 좀 늘어나는 이런 느낌인 거죠.]

시들해진 공무원 인기에 떠나는 청년들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노량진 학원가는 세대가 교체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남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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