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리] "죽지 못해 버텨요" 좀비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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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1년…자영업자에게 남은 건 빚더미뿐

'좀비'. 살아있는 시체를 뜻하는 이 말이 요즘 자영업자를 수식한다. 영업은 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적자에 언제 문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작금의 자영업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를 겪으며 진 빚의 상환 시기가 닥친 데다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중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수 절벽으로 손님들의 발길은 끊기는데 배달 수수료, 임대료 등 나가는 돈은 계속 올라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전 600조 원대였던 자영업자 대출은 재작년 1천조 원을 넘어섰다.

벌어도, 벌어도 적자…역대급 위기에 아르바이트 뛰는 사장님들

서산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장지훈(56) 씨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벌이가 꽤 좋았지만, 지금은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대출금을 갚기 위해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막노동까지 하고 있지만 수억 원의 빚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 달에 나가는 이자만 월 500여만 원. 살던 집까지 정리하고 가게 한쪽에서 생활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인천에서 8년째 중식당을 운영 중인 40대 박성민(가명) 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때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맛집이었던 박 씨의 가게는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와 임대료 등으로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 매출을 늘리고자 배달 비중을 높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배달 대행 이용료, 광고 이용료, 주문 중개 이용료 등 각종 배달 앱 수수료만 7~8가지. 월 매출 720여만 원 중 310여만 원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벌어도, 벌어도 적자인 현실에 박 씨는 폐업이라도 하고 싶지만, 밀린 식재료 값과 대출금 상환 걱정에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25조 지원…현장에서 "헛껍데기"

정부는 정책자금 상환을 연장해 주거나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대환대출 확대, 임대료, 배달 수수료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경쟁은 치열한 데 지원 자격과 조건은 너무 까다로워 실제 도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570만 자영업자의 위기가 결코 이들만의 위기가 아니며, 이들의 붕괴는 곧 우리 경제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자영업 붕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뉴스토리>는 역대급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그 대책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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