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색 선은 기존 어린이보호구역, 붉은색 구간은 지난달 21일 확대 지정된 어린이보호구역
부산 해운대구에서 벤츠 돌진으로 행인 2명이 숨진 사고가 난 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신규로 확대 지정됐는데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시설물 설치가 늦어지는 사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오늘(24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달 12일 벤츠 돌진 사고가 난 해운대구 중동 어귀삼거리 일대는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인근에 있는 한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이 지난달 21일부터 확대되면서 해당 구간이 어린이 보호구역에 포함됐습니다.
주변에 신축 아파트가 생기면서 해당 도로 일대가 어린이들의 등하굣길로 사용되자, 부모와 학교 측이 지난 7월 지자체로 먼저 지정을 요청해 왔습니다.
문제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에 한 달이 넘었지만, 해당 구간이 어린이보호구역인지 운전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노면 표시와 표지판이 반드시 설치돼야 하고, 방호울타리 등도 다른 곳보다 우선 설치돼야 하지만 아직 설치된 곳은 없습니다.
해운대구는 추가 경정예산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느라 절차가 늦어졌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2일 보행자 2명이 숨지자 해운대구는 해당 구역에 30㎞ 제한속도 표지판, 노면 유도선, 볼라드(길말뚝),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하며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교통안전 시설물 대부분이 어린이 보호구역이 지정되면서 이뤄졌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심윤정 해운대구의원은 "주변에 신축건물이 생기면서 어린이 등하굣길에 대한 민원이 많았던 곳이고 학교에서도 요청이 왔던 사인데 아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예견된 인재라고 생각한다"면서 "구청이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해운대구뿐만 아니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우선 설치돼야 할 방호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전국적으로도 많습니다.
경찰청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스쿨존 1만 6490곳 중 방호 울타리가 설치된 곳은 61.4%(1만 120곳)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1시 12분 해운대구청 어귀삼거리에서 벤츠 승용차가 인도 위로 돌진해 70대와 60대 행인 2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벤츠 운전자를 입건하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