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스타' 김민석-임종석 충돌…86진영 분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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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운동권의 아이돌'로 불리며 86(80년대 학번·1960년대생 학생운동권) 그룹의 대표주자로 활동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민석(60) 최고위원과 임종석(5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 전 비서실장이 지난 19일 "통일하지 말자.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하자, 김 최고위원이 오늘(22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격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김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 속에 불과 28세 때 14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석패했지만, 4년 후 15대 총선에 승리하며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뒤 2002년 38세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임종석 전 실장의 경우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참가'를 진두지휘하며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2000년 김 전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힘입어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돼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15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는 김 최고위원(32세), 16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는 임 전 실장(34세)일 정도로 두 사람은 닮은꼴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국면에서 김 최고위원이 정 후보 측 '국민통합21'로 이적하면서 두 사람의 정치 행로가 갈렸습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김 최고위원에 대해 "철새 정치인"이라며 '변절자'로 규정했습니다.

이후 김 최고위원은 이른바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 사태'로 민주당 지지층의 역풍을 맞게 되면서 지지기반을 상실했습니다.

2010년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 판결로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등 험로를 걸었습니다.

먼 길을 돌아온 김 최고위원과 달리 임 전 실장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하긴 했지만 2012년에는 당 사무총장을 맡는 등 민주당 계열에서 줄곧 주류로 활동했습니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으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는 등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7년 넘게 지나면서 두 사람의 위치는 또 한 번 크게 달라졌습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공천받지 못했고, 김 최고위원은 최근 두 차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된 데 이어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의 '두 개 국가론'이 논쟁을 촉발하면서 86그룹 사이에 분화가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86그룹이 자체적으로 정치적 동력을 만들기 쉽지 않은 여건이 됐다며 하나의 정치그룹으로서의 의미를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진영 내 가장 민감한 이슈인 대북정책을 놓고 두 사람이 이견을 표출하면서, 이번 논쟁이 86그룹 내부 노선투쟁이나 지형 재편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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