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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뒤집어진다? '프로젝트 2025'가 뭐길래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How Project 2025 Would Change the Country, by Steven Rat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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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래트너는 오바마 행정부 때 재무부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분명히 TV 토론에서 프로젝트 2025에 대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런 관련도 없다며 발뺌할 것이다. (역자 주: 이 글은 TV 토론 하루 전에 올라왔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자신은 프로젝트 2025를 읽어본 적도 없다며, 프로젝트 2025와 자신을 엮으려는 해리스의 시도를 차단했다.)

프로젝트 2025

는 헤리티지 재단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보수 집권 청사진으로, 차기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실제 정책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프로젝트 2025와 지금처럼 거리를 두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이 계획을 쓴 사람 중에 무려 78%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그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되면 다시 행정부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정가에서 많이 쓰이는 "인사를 보면 정책이 보인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예산관리실장 러셀 보트(Russell Vought), 국방부 장관 대리 크리스 밀러(Chris Miller), 국토안보부 차관 켄 쿠치넬리(Ken Cucinelli)를 비롯해 오랫동안 트럼프를 보좌해 온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와 같은 인물도 있다. 나바로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이를 뒤집으려던 트럼프의 시도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사실 지금 상황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를 앞둔 2016년, 헤리티지 재단은 "대통령을 위한 권고(Mandate for Leadership)"라는 이름의 7차 정책 개정안을 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년 만에 이 정책 제안 가운데 64%를 실행에 옮겼다. 파리 기후협약 탈퇴부터 국방비 증액, 연안과 육지를 포함한 국유지에서 석유 시추 확대 등 논란을 부른 정책도 많았다.

트럼프 캠프가 내놓은 발언과 프로젝트 2025의 제안을 살펴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훨씬 더 급진적인 조처를 과감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진보센터의 분석을 참고해 프로젝트 2025가 미국인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여덟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검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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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025는 복잡한 세율을 15%와 30% 두 가지로 "단순화"할 것을 제안한다. 복잡한 세제보다 일견 나아 보이는가? 이 계획에 따르면 그러나 연소득이 17만 달러보다 적은 가계에 적용하는

세율이 오르고

, 고소득자의 세율은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연소득이 7만 5천 달러인 가계의 경우 세금을 3배나 더 내야 한다.

아,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트럼프는 지난번 집권 당시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이미 한 번 낮췄다. 그런데 프로젝트 2025는 한 번 낮춘 법인세를 더 낮추라고 명기하고 있다. 여기에 부자들이 부를 쉽게 축적하도록 해주고 있는 이미 낮은 자본소득세를 더 낮추는 계획도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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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025는 저소득층이 메디케이드에 가입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하는 식으로 저소득층 의료보험을 축소하려 한다. 현재 저소득층 의료보험에 가입해 혜택을 받는 미국인의

최대 20%

가 의료보험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의료보험을 빼앗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대신 근로 요건이 새로 부과된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만 의료보험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이 계획이 미칠 영향은 주마다, 지역마다 다르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경합주 중에 영향을 크게 받을 곳이 있는데, 예를 들어 위스콘신주에서는 현재 메디케이드에 가입된 사람의 41%가 의료보험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이는 미국인 전체에게 물어봐도 인기가 있을 수 없는 정책이다. 민주당 지지자의 90%, 공화당 지지자 중에도 65%가

메디케이드에 호의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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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025는 사회가 육아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헤드 스타트(Head Start)는 미국 저소득층 가정 출신 어린이들의 교육, 건강, 영양 등을 보조해 부모의 육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젝트 2025에는 그런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을 철폐하고, 대신 그 돈을 부모에게 직접 지급해 부모가 아이와 집에 머물거나 "가정 보육"에 필요한 비용을 댈 수 있게 하라고 쓰여 있다.

공동 보육은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런 공동 보육에 필요한 지원을 끊고, 각 가정에 알아서 아이를 키우라고 하는 것이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보다 어떤 면에서 나은지 모르겠다.

이 또한,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정치적 오판이라 할 수 있다. 헤드 스타트는 특히 시골 지역에서 많은 교육 당국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시골 지역에서 대개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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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025는 현재 타이틀 I에 따라 일선 학교들에 지원된

180억 달러의 교부금

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타이틀 I는 현재 일선 학교들이 기대는 핵심적인 지원금인데, 프로젝트 2025는 앞으로 필요한 기금을 주정부 교육 당국이 알아서 충당하도록 바꾸려 하고 있다. 이렇게 정책이 바뀌면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들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타이틀 I은 주로 빈곤율이 높은 지역의 자원이 부족한 공립학교나 차터 스쿨에 지원금을 보내는데, 이런 학교들은 보수적인 성향의 주에 훨씬 더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진보센터

는 타이틀 I이 폐지되면, 미국 전체 교사의 5.6%가 일자리를 잃을 거로 추산했다.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무려 전체 교사의 12%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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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2025는 바이든 대통령이 젊은이들에게 약속하고 정책을 입안해 시행했던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모두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존 채무자는 원래 조건에 따라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새로 학자금을 빌리는 사람들은 모든 상환 유예나 대출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빈곤선 이상 소득의 10%를 최소 학자금 대출을 갚는 데 써야 한다.

이렇게 되면 대학 교육을 받았지만, 졸업하지 못한 이들의 경우

매달 갚는 돈의 액수

가 평균 78달러에서 308달러로 늘어난다. 학사 학위를 받은 졸업생은 지금보다 세 배 가까이 더 많은 돈을 대출 상환에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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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이름과 달리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2025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상당 부분을 폐지하려 한다.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법안의 지지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연방정부에 약값을 낮추기 위해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조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조항을 활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인슐린을 비롯해 미국인들이 많이 복용하는 의약품의 가격을 이미 낮췄다.

프로젝트 2025는 또한, 수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마침내 통과된 초당적인

인프라 법안

을 폐지하려 한다. 법안은 무너져 가는 도로와 노후한 공항, 항만 등 미국의 제판 인프라를 보수, 재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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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대법원이 먹는 임신중절약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각하했음에도 프로젝트 2025는 임신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 미페프리스톤의 사용을 식품의약국이 금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페프리스톤과 함께 복용하는 약물은 2000년에 처음 승인됐고, 사용이 계속해서 늘어나 현재 전체

임신중절의 63%

가 이 약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수술을 통한 임신중절 건수는 1980년대 연간 150만 건에서 2023년 40만 건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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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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