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용 키우다가…160마리 갈 곳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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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법이 바뀌면서 2026년부터 쓸개 채취를 목적으로 곰을 기를 수 없게 됩니다. 문제는 사육 곰들을 어디로 보내야 하냐는 건데 정부가 내놓은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 곰 농장엔 반달가슴곰이 90마리 가까이 살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론 멸종 위기종이지만, 한국에선 웅담, 즉 쓸개 채취 목적으로 길러온 곰들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곰의 건강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태규 수의사/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 미생물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대체론 곰팡이성 피부병이 많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는 정형 행동도 엿보입니다.

곰 쓸개를 팔아서 농가 소득을 올릴 목적으로 곰 사육이 일부 지역에서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후년부터는 동물원이나 보호시설이 아닌 곳에선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장주들이 키우던 곰을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에 있는 사육곰은 전국 19개 농장에 280여 마리.

내년 말까지 보호시설로 옮겨야 합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전남 구례와 충남 서천, 2곳에 곰 보호시설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수용 가능한 곰은 120마리뿐.

나머지 160마리는 갈 곳이 없습니다.

곰들을 농장주에게서 사들일 예산과, 곰 전용 운반 차량, 그리고 보호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농장주들은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됐다면서 정부가 사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보호시설 건립에 이미 317억 원이나 투입하는 정부는, 마리당 수백에서 수천만 원 하는 곰 매입엔 난색을 표명합니다.

[임이자 의원/국민의힘 (국회 환경노동위) : 곰을 데려올 수 있는 현실적 방안과 함께 보호시설 건설 등 인프라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굶주려 죽거나 안락사당할 위기인 사육 곰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예산과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동물보호단체들의 목소리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하 륭,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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