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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손님 고민시가 찾아오고…이후 걷잡을 수 없었다" [스프]

추석 모아보기 - '이번 연휴에 뭐 볼 만한 거 없나?'


오프라인 - SBS 뉴스

'이번 추석 연휴에 뭐 보지?' 스브스프리미엄이 볼 만한 OTT 콘텐츠들을 알려드립니다. '주즐레'와 '취향저격'의 글들을 모아봤습니다.

'미친 여자'처럼 보이고 싶었다... 처음 본 고민시의 광기
-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오프라인 - SBS 뉴스

드라마 제작진은 본편을 공개하기 전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티저 예고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짧은 예고 영상으로 드라마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낀 대중의 실제 본편 시청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당연히 공을 들여 제작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는 예고 영상을 굉장히 잘 뽑은 작품이다. 2분 남짓의 짧은 분량인데도 그 안에 응축된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고,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임팩트 있게 살려 극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예고 영상을 보고 나면, 지금껏 본 적 없는 배우 고민시의 의외의 모습들이 뇌리에 박힌다. 영화 '마녀'에서 신선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가슴 저린 아련함을 선사하고, '스위트홈' 시리즈에서 까칠한 소녀의 성장기를 그려내고, 영화 '밀수'에서 통통 튀는 존재감을 드러냈던 고민시가 '아없숲'에서는 또 다른 얼굴을 장착했다.

예고편 속 짙은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으로 겉모습부터 새로운 느낌을 준 고민시는 극의 미스터리함을 살리는 묘한 표정들로 영상을 가득 채웠다. 특히 고민시가 토마토스파게티가 담긴 접시에 머리를 박고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는 장면이 주는 압도적인 강렬함은, '아없숲' 본편을 정주행하게끔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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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더 깊어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희로애락
- 애플TV+ <파친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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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원작 소설 '파친코'(이민진 作)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라는 명문으로 시작한다. 이 한 문장에는 '파친코'의 이야기가, 선자의 삶이, 축약돼 있다.

'파친코'는 4대에 걸친 한인 가족의 이민사를 다룬 대서사시다. 훈이와 양진, 선자와 한수, 노아와 모자수,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4대의 서사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배제하고는 묘사할 수 없는 이야기다. 이 장대한 이야기에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희로애락이 함축돼 있다.

시즌2 역시 시즌1과 마찬가지로 선자의 과거와 선자의 손자 솔로몬의 현재 이야기를 병렬 구조로 전개한다.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건, 두 서사가 궁극적으로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선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왔던 것처럼 솔로몬도 세상과 부딪히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현시대의 젋은 시청자들에게 보다 와닿는 고난은 한국과 일본, 미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사회의 벽과 부딪히는 솔로몬의 이야기일 것이다.

선자의 고난이 가난이었다면, 솔로몬의 고난은 차별과 편견이다. 낯선 땅에서 자리를 잡는 게 관건이었던 1세대 자이니치(재일조선인)인 선자와 꿈을 펼치는 것이 중요한 3세대 자이니치인 솔로몬이 직면한 역경은 조금 다르다.

여기에 선자의 아들 노아와 모자수의 이야기가 더해져 보다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한 배에서 나온 형제지만 이들의 성격과 삶의 방식은 그들의 두 아버지처럼 달랐다. 노아는 공부로 세상에 우뚝 서기를 바랐고, 모자수는 부를 축적함으로써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려고 했다. 그는 파친코로 큰 성공을 거둔다. 실제 1950년대 자이니치들이 일본에서 가장 많이 했던 사업이다.

아버지가 축적한 부의 울타리 안에서 안락하게 자랐지만 솔로몬은 윗세대들과는 또 다른 장벽에 부딪힌다. 솔로몬은 기회의 균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펼치길 바라지만 세상은 이민자들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처럼 시즌2에서는 선자뿐만 아니라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풍성한 재미와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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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영향력이 곧 자본"... 본질 꿰뚫는 서바이벌 게임
- 넷플릭스 <더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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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다.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아주 좋지만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다. 이 단어는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맥락에서 튀어나오곤 하니까. 관심을 끌려다 사고 친 인플루언서, 콘텐츠 만들다 물의를 일으킨 인플루언서... 오해는 말길 바란다. 나는 지금 이런 인식이 타당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인플루언서'에 대해 품는 보편적인 인상에 대해 말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예능 시리즈 <더 인플루언서>를 처음 접했을 때, 나의 인상도 이와 유사했다. 화려하고도 자극적인 예고 영상은 관심을 끌려는 시도가 소란스럽게 이어질 것이라 넘겨짚게 만들었다. 물론 이런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인플루언서>에는 몇 마디 말로 일축하기 어려운 성취가 담겨 있다. 그 이상한 반짝거림이, 이 프로그램을 다시 유심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더 인플루언서>는 내로라하는 국내 인플루언서 77인 중에서 단 한 명의 우승자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흔히 '서바이벌 게임'은 그 구성을 통해 연출자의 지향을 드러낸다. 게임은 곧 연출자가 바라보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참여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연출자가 생각하는 세계의 생존 능력과 일치한다. 지력, 체력, 정치력 같은 것들. 그러나 세팅된 룰을 뚫고 자기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승리하는 플레이어를 보는 것도 서바이벌 게임의 묘미다. 그러므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핵심은 게임의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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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곧 망하는데 저 바보들, 뭐 하는 거야" 라는 질문
-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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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드라마의 양대 장르는 로맨스와 디스토피아물이다. 이중 K-디스토피아는, 한류 열풍 초기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온 K-로맨스와 달리 몇 년 사이 급부상했다. 영화 <부산행>(2016),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019) 등 서구의 아포칼립스물을 한국적 환경으로 옮겨온 작품들이 잇단 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기 시작한 K-디스토피아는, <오징어게임>(2020, 넷플릭스)의 흥행 이후 자본주의 사회 하에서의 암울한 세계관을 그린 작품들까지 포함하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 좀비, 전래놀이의 데스게임화 같이 장르적 관습의 신선한 변주, 지구적 현상인 사회 불평등 심화에 관한 문제의식 등이 이 장르의 핵심 호평 요인으로 분석된다. 드라마 <해피니스>(2021, tvN), <지옥>(2021,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넷플릭스), <택배기사>(2023,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2020),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등이 대표적 사례다.

넷플릭스가 몇 달 전 또 한 편의 디스토피아물을 선보였다. 소행성과의 충돌을 앞둔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12부작 드라마 <종말의 바보>가 그것이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원작을 극화한 이 작품은 색다른 K-디스토피아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원작이 생존 투쟁, 재난 극복 등 아포칼립스 장르물의 전형적 서사를 벗어나 죽음을 수용한 이들의 담담한 일상을 그려 호평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계의 두 대가인 정성주 작가(<아줌마>,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와 김진민 감독(<개와 늑대의 시간>, <인간수업>, <마이 네임> 등)이 의기투합한 점도 신뢰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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