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난 게 없다"…충북 인삼농가 계속된 폭염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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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에 싹이 말라버린 인삼

"삼밭에 나가면 내 속이 썩어들어가. 이파리가 다 타버려 남아난 게 없으니…."

충북 충주에서 9만 9천173㎡ 규모로 인삼농사를 짓는 류병수(56)씨는 2018년에도 폭염으로 큰 피해를 봤는데, 올해가 그때보다 심하다며 인삼은 한여름에 성장을 멈췄다가 가을에 다시 자라기 시작하는데 더위로 싹은 다 말라 죽고, 뿌리는 썩어버려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계속된 폭염으로 충북 도내 인삼 재배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잎이 타들어 가고 생장이 멈추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인삼 농가의 폭염 피해 규모는 288개 농가 214㏊에 이릅니다.

지역별로는 음성이 53㏊로 가장 많고 영동 31.5㏊, 충주 28.9㏊, 보은 26㏊, 괴산 23.2㏊, 옥천 19.2㏊, 청주 10.7㏊, 진천 9.4㏊, 제천 7㏊, 증평 5㏊ 순입니다.

인삼은 33도 이상 기온이 3일 정도만 이어져도 피해가 나타나는데, 올해는 7∼8월 폭염 일수가 19.8일에 달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게 농정 당국의 설명입니다.

특히 농가들은 4년 이상 된 인삼에 피해가 집중됐다며 수확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증평에 사는 김 모 씨는 30년 넘게 인삼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피해는 처음이라며 보통 6년 정도 키워 수확하는데 이렇게 한 해 타격을 받으면 수확량이 절반 아래로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소진호 충북인삼농협 조합장은 올해는 폭염 기간이 길어 전국적으로 인삼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충북도는 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 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충북 인삼농협 등과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도 관계자는 인삼을 포함한 농작물 폭염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종합의견을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보고를 올려 농가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충북 내 인삼생산 규모는 전국의 20%를 차지합니다.

(사진=충북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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