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법원, '입장신문' 편집인들에 선동 혐의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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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2월 29일 홍콩 경찰이 민주 진영 매체 입장신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지난 2021년 12월 강제 폐간된 홍콩 민주 진영 매체 입장신문(Stand News)의 전 편집인들이 선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 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홍콩 법원은 입장신문의 전 편집장 청푸이쿤과 편집장 대행 패트릭 람에 대해 2020년 7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7건의 보도와 논평을 통해 반정부 이념을 조장하고 당국을 불신하게 한 선동 혐의로 유죄를 판결했습니다.

이날 입장신문 운영 법인인 '베스트 펜슬 HK'(Best Pencil HK)도 같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언론 매체와 관련해 선동 혐의 재판이 진행된 것은 입장신문이 처음입니다.

앞서 홍콩 경찰 내 홍콩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2021년 12월 29일 입장신문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동시에 전·현직 편집장과 캐나다 국적 가수인 데니스 호를 비롯한 전직 이사 4명 등 입장신문 관계자 총 6명을 체포했습니다.

전현직 운영진이 대거 체포된 직후 입장신문은 폐간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이날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보석 석방될 때까지 최소 11개월간 구속됐습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이후 그해 12월에 창간된 입장신문은 민주진영 온라인 매체로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특히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적극적인 온라인 생중계로 경찰의 시위대 탄압 상황을 전달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입장신문은 2021년 6월 홍콩 유일의 반중 일간지 빈과일보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으며 폐간되자 사흘 뒤 "홍콩에 '문자의 옥'(文字獄)이 왔다"며 모든 칼럼을 내리고 후원금 모집도 중단했습니다.

당국 단속에 대비해 선제적 조치를 내놓은 것이지만 홍콩 당국이 선동 혐의를 적용해 압박하자 결국 자진 폐간을 선택했습니다.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는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후 홍콩에서는 민주 진영 정당과 언론, 시민단체가 붕괴됐습니다.

여기에 홍콩 당국이 자체적으로 지난 3월 별도의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면서 홍콩의 언론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AP는 "입장신문에 대한 재판은 한때 아시아에서 언론 자유의 보루로 칭송받던 홍콩의 향후 언론의 자유에 대한 바로미터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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