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러 차례 부딪쳤는데요, 다섯 번째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한 대표가 의정 갈등 중재안으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를 제안하자, 대통령실은 "의대 증원 계획 변함 없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모레(30일)로 예정됐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도 연기됐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대표 입장을 두둔하면서 갈등을 키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평행선 달리는 한동훈한동훈 대표는 오전에 당의 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진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국가의 임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한 대표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보류를 정부와 대통령실에 요구하고 있는데요, 그것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입장을 내비친 겁니다.
▷ 기자: 의정 갈등이 당정 갈등으로 번진다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동훈 대표: 국가의 의무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잖아요? 거기에 대해 논의 중이고 어떤 게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기자: 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당에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나요?
▶ 한동훈 대표: 대단히 중요한 이슈고요, 거기 대해서 당이 민심을 전하고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는 모레(30일)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만찬이 연기된 것과 관련해 '원내대표 라인에만 사전 통보가 됐느냐'는 질문에 "그건 모르겠고, 제가 이야기 들은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만찬 일정 연기를 알리기 전에 한 대표 측이 미리 연락받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말투와 답변 내용에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이 재점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8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민생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다. 여당 지도부와의 식사는 추석 연휴 끝나고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찬 연기를 두고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싸고 두 사람의 시각차가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통령실이 '만찬 회동 연기'로 대응하며 폭발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통령실 "의대 증원 변함 없다"한 대표가 기자들을 만나기 전에 대통령실은 의과대학 증원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교체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가 의료계 요구인 박민수 차관 교체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대통령실이 아예 차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후에도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추가로 설명했는데요, 2026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유예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배경과 관련해 "유예하면 불확실성에 따라서 입시 현장에서도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과 수험생들, 학부모들이 함께 이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논의하고 유예한다면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일(29일) 국정 브리핑 겸 기자회견에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개혁 과제를 직접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내에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시각차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코로나 확진 이후 처음 출근하면서 "의료 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용산 편에 확실히 선 겁니다.
료 개혁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정부 추진 방침에 적극 공감하고 당도 한 팀입니다.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당이든 대통령실이든 정부든 힘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한동훈 대표와 비슷한 말을 한 겁니다.
다소 갈등 상황처럼 보여진다 할지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당이든, 대통령실이든, 정부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통령실에 대해 "거의 달나라 수준의 상황인식"이라고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한동훈 두둔'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기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 대표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 중재안에 대해 "현 상황에서 의료 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현 상황에서 의료 공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의료 공백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심도 있게 세워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료 공백 사태'를 의제로 올리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은 다음 달 추석 연휴 전에 열릴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입장을 두둔하고,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의대 증원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 상황이 '윤한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표의 중재안을 이미 대통령실이 거부한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또다시 '중재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실에서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와 차기 대선을 의식해 '자기 정치'만 우선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점을 이재명 대표가 모를 리 없는데요, 한 대표를 두둔하면서 '윤한 갈등'을 점화시켜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 균열을 더욱 크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