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에 공식적으로 올랐습니다.
이로써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로 확정됐으며, 앞으로 75일간 본격적인 열전이 펼쳐지게 됐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밤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나흘째 무대에 올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국민을 대신해,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서 정당, 인종, 성별, 언어에 상관없이, 힘들게 일하며 꿈을 위해 살아온 사람을 위해, 그들의 역사가 새겨야 하는 모두를 대신해 후보 지명을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선거는 분열과 냉소의 과거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신세계로 나아가는 새 장을 여는 기회를 잡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이는 당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양한 견해의 미국인들이 연설을 지켜보고 있음을 안다"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를 하나로 통합하고 경청하고 이끄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상식적인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쟁자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기도 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2기가 어떨지 이미 '프로젝트 2025'에 나와 있다"면서 "트럼프는 진지하지 못한 사람이지만,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다시 들여놓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법원이 형사 기소에 대한 면책 특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가지게 될 힘을 상상해 보라"면서 "유일한 고객인 자신을 위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상상해 보라.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해외에서 안보와 가치를 진전시키는 데에 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으로 남아있도록 분명히 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특히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들에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다루기 쉽다는 것을 알며 트럼프가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독재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32일 만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최초의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됩니다.
앞서 첫 TV 토론 참패 이후 고령 논란에 시달려 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임에도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후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전대에 앞서 이달 초 대의원을 상대로 실시한 화상 호명투표를 통해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이번 전대에서 추인받았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