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만에 운전석 '활활'…차량 내 437도까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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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전기차 화재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다니는 중국에서는 하루에 8번 꼴로 화재 사고가 나고 있는데요. 전기차에 한 번 불이 나면 운전석까지 번지는 데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서, 끄려고 하지 말고 바로 탈출하는 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중국 쓰촨성, 가로수와 잇따라 충돌한 전기차 한 대가 도로변 구조물에 부딪힌 뒤에야 겨우 멈춰 섭니다.

주변 사람들이 망치와 소화기를 들고 구조에 나서지만, 순식간에 불길과 연기에 휩싸이면서 탑승자 4명 모두 숨졌습니다.

지난 1일에는 전기차 2대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정차 중인 차량에서 불이 났고 옆에 있던 차량에 삽시간에 옮겨 붙은 것입니다.

남부 광둥 성에서는 충전 중인 전기차에 불이 나는 사고가 지난주 잇따랐습니다.

한해 3천만 대 넘는 전기차가 팔리는 중국에서는 화재 사고 건수도 하루 평균 8건에 달합니다.

특히 여름철 발생률이 높습니다.

[장량/중국 톈진 소방연구소 : 장마철을 포함해 고온 다습한 환경이 위험 요소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난 전기차 화재 270여 건을 분석했더니 충돌이 원인인 건 10%였고, 절반 이상은 충전 중이거나 정차 상태에서 발생했습니다.

순식간에 온도가 치솟는 '배터리 열 폭주'가 주요 화재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바오환환/중국 자동차 화재안전연구소 : (배터리 열 폭주는) 제어할 수 없는 온도 상승 현상입니다. 부적절한 충전, 차 바닥 긁힘, 침수 등으로 발생합니다.]

모의실험 결과, 차량 외부에서 불꽃이 난 뒤 운전석까지 번지는 데 평균 64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배터리 열 폭주가 화재로 이어지면 차량 내 온도는 437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빠른 탈출을 강조합니다.

화재 초기, 연기가 보이면 불을 끄려고 시도하지 말고 지체 없이 차 밖으로 나가는 게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전기차 화재는 진화가 어렵고 재점화율도 높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은 전기차 안전 기준을 높이는 한편 화재 위험이 덜한 전고체 배터리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1조 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영상출처 : 중국 관영 CCTV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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