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의자 주거지에서 발견된 코카인
해외에서 1천800억 원대 액상 마약을 밀반입한 뒤 강원도 공장에서 고체 형태로 가공해 유통한 일당이 해양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캐나다 마약 조직원 A(55) 씨와 국내 판매책 B(27) 씨 등 모두 3명을 구속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해외에서 컨테이너 운반용 선박을 통해 시가 1천800억 원 상당의 액상 코카인 60㎏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코카인은 코카잎에서 마약 성분만 따로 추출한 천연 마약으로, A 씨가 밀반입한 코카인은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A 씨는 고체 코카인이 특유 냄새로 적발될 것을 대비해 액체 형태로 밀반입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A 씨는 해경 조사에서 "페인트통 용기에 액상 코카인과 특정 물질을 혼합해 컨테이너 선박을 통해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밀반입 경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A 씨가 몰래 들여온 액상 코카인은 강원도 공장에서 고체 형태로 가공됐습니다.
A 씨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가량 강원도 가공 공장에 총 9차례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경은 콜롬비아계 외국인 조직원 2명이 코카인을 가공한 것으로 보고 쫓고 있습니다.
해경은 숙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콜롬비아계 외국인 조직원 2명의 신원 확인에 나서는 한편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이들이 국내에 머물고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캐나다 범죄 조직의 고위급 인물로 확인됐으며 과거에도 미국 등지에서 선박을 통해 코카인을 밀수하다가 검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해경은 이달 초 국정원으로부터 캐나다 마약 조직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해경은 잠복 끝에 지난 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코카인 판매를 시도하던 B 씨를 긴급체포한 데 이어 경기 김포에서 A 씨 등을 잇달아 검거했습니다.
또 A 씨 집을 추가로 압수수색해 코카인 60㎏을 모두 압수했습니다.
압수한 코카인 포장지에는 캐나다 밴쿠버의 마약 조직을 뜻하는 영어 'UN'이 각인돼 있었습니다.
해경은 코카인을 밀반입한 뒤 국내에서 가공해 유통을 하다가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유통 전 컨테이너선이나 화물선에서 압수된 코카인 밀수사건을 제외하고, 국내 수사기관 담당 사건으로 유통 과정에서 압수한 코카인양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해경은 A 씨 등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고, 선박 밀반입 시점과 코카인 가공 과정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입니다.
수사관계자는 "국내도 이제는 더 이상 코카인의 안전지대로 볼 수 없다"며 "캐나다 마약 조직과 국내 조직의 연관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