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교사가 본 110년 전 한국…사진 자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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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 아빠스가 1911년 촬영한 장옷 입은 할머니와 손주들

20세기 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기록한 다양한 사진이 공개됩니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한국교회사연구소와 함께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기록 보관소(아카이브)가 소장한 한국 사진 2천77점을 조사한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펴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오틸리엔 수도원은 1909년부터 한국에 수도자를 파견했습니다.

특히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의 총원장을 지낸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총 아빠스는 1911년과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뒤 '고요한 아침의 나라'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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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유리건판을 끼우는 베버 총 아빠스

아빠스는 베네딕도회 대수도원의 수장을 뜻하는 직함입니다.

오틸리엔 수도원은 2005년 경북 칠곡 왜관수도원에 '겸재 정선 화첩'을 영구 대여한 것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갑옷, 식물 표본 등을 한국에 돌려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는 베버 총 아빠스와 성 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촬영한 유리건판, 랜턴 슬라이드, 셀룰로이드 필름 등을 조사해 1천874점의 사진을 도록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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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동에서 열린 환등기 시사회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한복을 입고 갓을 쓴 사람 모습부터 선교사들이 운영한 학교, 명동성당, 북한산 등 당시 한국과 한국인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모습까지 다양합니다.

1911년 2월 서울 백동수도원에 도착한 베버 총 아빠스는 천주교 관련 기관은 물론 경복궁, 동묘, 독립문, 북한산 등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았고, 특히 북한산의 경우 오토크롬과 유리건판으로 총 34점의 사진을 남겼습니다.

김정희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은 "베버 총 아빠스가 기록한 내용은 일제강점기 초 한국 사회와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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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렘 신부와 안중근의 형제들이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근대사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쓰일 전망입니다.

박현동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은 "독일 선교사들의 눈을 통해 기록한 우리의 문화와 생활"이라며 "관련 자료들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재단 누리집(

www.overseaschf.or.kr/archive

)에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진=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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