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더위에 멍냥이도 '헥헥'…반려인들 노하우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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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에 지쳐 누워있는 고양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는 반려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반려묘는 땀샘이 거의 없어서 사람처럼 땀을 배출해 체온을 식힐 수 없습니다.

일부 견종은 털을 한번 깎으면 다시 자라지 않기 때문에 '털옷'을 입은 채 찜통더위를 보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반려인들은 서로 반려동물의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을 묻거나, '폭염 나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김 모(34) 씨는 "평소에는 사이가 좋던 녀석들이 이렇게 더운 날에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으르렁대기 일쑤"라며 "얼음팩을 얼려 알루미늄 쟁반 아래 깔아줘야 그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직장인 이 모(33) 씨는 평소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고 지냈지만, 올여름 고양이 두 마리 때문에 에어컨을 '풀가동'한 채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장 모(29) 씨도 출근할 때 '타이머' 설정을 한 채 에어컨을 켜두고 나간다고 합니다.

장 씨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선풍기를 켜서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지만, 회사에 가 있는 동안인 낮 시간대는 기온이 너무 높아서 고양이가 걱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기세 걱정에 에어컨 대신 대용품을 찾는 '집사'들도 있습니다.

이 씨는 반려동물용 대리석 쿨매트를 구매해 고양이가 그 위에서 쉴 수 있도록 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장에서 파는 소쿠리를 사 고양이가 그 안에서 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유행입니다.

하루에 최소 1번 필수로 산책시켜줘야 하는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도 울상입니다.

진돗개와 허스키가 섞인 대형견 '뿌뿌'를 키우는 신 모(33) 씨는 실외 배변을 시켜야 해서 하루에 최소 2번씩은 뿌뿌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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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매트 위에서 쉬고 있는 뿌뿌

신 씨는 "요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산책 시간을 새벽 5시, 오후 8시 두 차례로 바꿨지만, 그때에도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린다"며 "뿌뿌가 더워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찐 고구마를 얼려서 뿌뿌에게 간식으로 주기도 하고 항시 얼음 매트를 깔아줍니다.

말티푸 강아지 '룽지'를 키우는 장 모(34) 씨는 "여름이 되면 룽지가 너무 힘들어해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미용도 미리 시켰고, 집에 있는 매트를 여름 재질 쿨매트로 다 바꿔놨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에서 시바견 두 마리를 키우는 하 모(29) 씨는 강아지들이 무더위에 산책을 거부하는 것을 보고 다른 방식으로 놀아준다고 했습니다.

하 씨는 "시바견은 이중모 품종이라 더위를 굉장히 많이 탄다"며 "실내에서 술래잡기하거나 다른 놀이를 해 놀아준다"고 했습니다.

반려견이 과도하게 헐떡거리거나 침을 흘리고, 불안해하거나 심박수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의 일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동물들을 밀폐된 좁은 공간에 두지 않아야 합니다.

또 사료와 식수가 변질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반려견을 산책시킬 땐 낮 시간대를 피하거나 잔디 길에서 걷도록 합니다.

박도은 수의사는 "주둥이가 짧고 얼굴이 납작한 품종,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나이가 많은 개는 폭염에 더 취약하다"며 "개집에 열전도율이 낮은 깔개를 깔아주거나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차양막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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