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체급 새 역사 쓴 '선봉' 박태준…태권도, 연속 노골드 수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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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선봉' 박태준(20·경희대)이 새 역사를 쓰면서 한국 태권도도 2개 대회 연속 '노골드'에 그칠 수 있다는 불안을 벗어던졌습니다.

박태준은 오늘(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26위)를 맞아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박태준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부터 시상대 맨 위에 서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 금메달은 한국 태권도에 매우 뜻깊은 성과입니다.

종주국인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된 2000 시드니 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매번 금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초대 대회 때 8개 체급에서 금메달 4개를 따며 종주국다운 위상을 자랑한 한국의 '금맥'은 3년 전에 한번 끊겼습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 한국은 '노골드'에 그쳤습니다.

이다빈이 여자 67㎏ 초과급에서 은메달, 장준과 인교돈이 남자 58㎏급, 80㎏초과급에서 각각 동메달을 딴 게 전부였습니다.

종목 세계화에 따라 우리나라 외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경쟁력이 크게 올라가면서 더는 금메달을 따기 힘들 거라는 '위기론'까지 나왔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런 우려를 씻어낸 선수가 박태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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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태권도 일정 첫날부터 귀중한 금메달을 안긴 박태준의 성과는 성별, 체급별로 쪼개서 따져볼수록 더 뜻깊습니다.

우리나라 남자 태권도 선수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게 벌써 16년 전입니다.

2008 베이징 대회 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이 마지막 남자 금메달리스트였습니다.

이후로 2012 런던 대회 황경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오혜리(이상 67㎏급)와 김소희(49㎏급)까지 금메달을 딴 선수들은 다 여자 선수들이었습니다.

16년 만에 등장한 '태권도 남자 금메달리스트' 박태준은 58㎏급으로 한정해 보면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습니다.

이 체급에서 당대 최고 기량을 자랑한 선수들이 매번 금메달을 목표로 대회에 나섰지만 번번하게 도전이 좌절했습니다.

박태준이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는 2012 런던 대회에서 이대훈이 따낸 은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습니다.

당시 '태권도 스타' 이대훈은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라이벌' 스페인의 호엘 곤살레스 보니야에게 패해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이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에서는 김태훈과 장준이 동메달을 땄습니다.

선배들의 아쉬움을 한 번에 털어낸 박태준은 이번이 생애 첫 올림픽 출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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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 올림픽 결승에서 패한 이대훈(왼쪽)

고3 때인 2022년 국가대표에 선발된 박태준은 그해 10월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 금메달을 따내며 성인 무대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습니다.

매서운 상승세로 파리 올림픽에서도 기어코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태권도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박태준은 우리나라의 선봉장 역할도 제대로 완수했습니다.

금메달로 기분 좋게 시작한 한국 태권도에서는 8일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여자 57㎏급), 9일 서건우(한국체대·남자 80㎏급), 10일 이다빈(서울특별시청·여자 67㎏ 초과급)이 차례로 출격합니다.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은 "도쿄 올림픽 때 금메달이 없어서 대표팀이 위축된 부분도 있었다. 우리 젊은 박태준 선수가 패기로 이렇게 성과를 내줘서 정말 고맙다"며 "한국 태권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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