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파이팅에 울어버린 주세혁 "나도 맥없이 진 적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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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흘리는 주세혁 남자 탁구 대표팀 감독

주세혁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선전을 펼친 제자들을 보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남자 탁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8강전에서 중국에 패했습니다.

매치 점수 3대 0으로 졌으나, 내용에서 완전히 밀리지만은 않았습니다.

2단식의 임종훈(한국거래소)과 3단식의 장우진(세아 후원)이 각각 세계 2위 판전둥과 1위 왕추친을 상대로 한 게임씩을 빼앗아 왔습니다.

임종훈은 특유의 거침없는 탁구로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고, 장우진은 왕추친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쳐 보였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너무나 강했습니다.

마지막 매치점수를 올리는 건 늘 중국 선수였습니다.

경기 뒤 주 감독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다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뒤돌아 가방에서 흰 수건을 꺼내 한동안 눈물을 훔치던 그는 "중간중간 내용이 나쁘지 않았는데, 매번 우리가 이렇게 지니까…"라고 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많은 탁구인과 팬들이 부진했다고 하실 것 같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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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탁구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중국을 만나 승리해본 것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결승이 마지막입니다.

1990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한국이 남자 단체전에서 우승했으나, 당시엔 중국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38년 동안 단체전에서 중국에 늘 지기만 한 한국 남자 탁구입니다.

자신도 중국 탁구의 강력함 앞에 여러 번 좌절해 본 주 감독은 "중국에 도전하는 건 매우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지면서도 늘 도전 정신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나도, 위에 선배들도 중국에 맥없이 진 적이 많다"면서 "하지만 지금 선수들은 그런 게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자 탁구 대표팀은 올림픽 단체전에서 늘 4강 안에 들다가 이번에 처음 8강 탈락했습니다.

5번 시드인 한국이 대진 추첨에서 8강까지 중국을 피할 확률이 75%였는데, 현실화한 것은 나머지 25%였습니다.

주 감독은 "(독일, 스웨덴 등 8강까지 오른 다른 팀들에) 우리가 승률에서 절대 불리하지 않다"면서 "(대진 추첨으로 운명이 결정된 게)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주 감독이 떠난 뒤 믹스트존을 지나간 '맏형' 장우진은 "주세혁 '감독님'이지만, 형처럼, 선배처럼 해주셨다. 탁구도 많이 배웠지만, 어떻게 해야 더 큰 사람이 되는지 인생을 배웠다. 탁구가 끝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던 것 같다"면서 "형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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