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사랑한 사격 조영재, '파리의 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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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격 속사권총 조영재의 심호흡

한국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여러 차례 지켜봤습니다.

25m 속사권총 은메달리스트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도 '깜짝 스타' 가운데 한 명입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조영재의 세계 랭킹은 37위에 불과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이 적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공기소총 10m 선수로 뛰던 조영재는 한국체대 진학 후 빠른 경기 속도에 반해 속사권총 전문으로 나섰습니다.

또한 한국체대 졸업 후 경기도청에 입단해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속사권총 2관왕이자 학교 선배인 김서준(현 부산시청)의 조언으로 기량이 부쩍 성장했습니다.

결국 대표 선발전에서 세계 기록(593점)에 2점 모자란 591점을 쏴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단 조영재는 올림픽 무대에서도 말 그대로 기분 좋은 사고를 쳤습니다.

속사권총은 한 선수당 표적이 5개 되기 때문에 결선에 올라가는 선수도 6명밖에 안 됩니다.

조영재는 전날 열린 본선에서 1스테이지까지 1위를 달렸고, 2스테이지까지 치른 뒤 4위를 마크해 결선 티켓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결선에서는 번개 같은 사격 솜씨로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어릴 적부터 독서를 좋아하던 조영재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동네 형을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권총이 선사하는 매력에 빠졌습니다.

공부도 곧잘 했던 그는 만약 사격하지 않았다면 천문학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하늘의 별'을 좋아합니다.

올림픽을 2개월 앞둔 지난 5월 인터뷰에서는 "지금도 천문학을 좋아한다. 별도 많이 보고, 유튜브를 통해 (인류 최대 규모 우주 망원경) 제임스웹의 새로운 사진도 찾아본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도 화성을 탐사하다 홀로 남겨진 우주인의 이야기인 '마션'입니다.

별을 사랑하는 청년 조영재는 망원경 대신 조준경에 눈을 맡겼고,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돼 올림피언 사이에서도 '별'이 됐습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을 소화 중인 조영재는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병장으로 진급했습니다.

제대 날짜는 9월 19일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허둥대지 않고, 노련한 모습으로 경기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라고 말했던 조영재는 자신의 손끝으로 병사들의 꿈인 '조기 전역' 자격을 충족했습니다.

그러나 조영재는 경기 후 "동기들도 좋고, 감독님들도 좋은 분들이다. 지내는 데 불편함이 없어서 만기 전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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