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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주가가 이럴 수가"…곡소리 쏟아진 주식시장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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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질린 증시', '블랙 먼데이', '최악의 하루'

오늘(5일) 주식시장을 표현한 말들입니다. 주가지수가 자유낙하하듯 곤두박질치면서 용어도 생경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피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인데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덮칠 때 이상으로 주식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겁니다. 며칠 전만 해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신호에 들떴던 주식시장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코스피 9%, 코스닥 11% '대폭락'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는 코스닥에 오후 1시 56분, 코스피에 오후 2시 14분에 발동됐습니다.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발동 요건이 충족된 겁니다. 

서킷브레이커는 3단계까지 있는데, 오늘 두 시장에는 1단계가 발동됐습니다. 주식 거래가 20분간 중단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코로나 공포가 몰려오던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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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 두 시장에서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폭락세는 이어졌습니다. 코스피는 오후 2시 54분쯤 10.81%(289.23포인트)까지 지수가 밀렸다가, 8.77% 빠진 2441.55로 마감됐습니다. 총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입니다. 코스닥은 무려 11.30% 내린 691.2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 -10.3%, SK하이닉스 -9.87% 등 국내 대표 기업의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루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2조 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43조 원이 날아갔습니다. 두 시장 시가총액을 합치면 235조 원이 증발한 셈입니다.

※ 서킷브레이커는 본래 전류가 과하게 흐를 때 자동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경우 투자자에게 냉정한 판단을 할 시간을 주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미국이 1987년 처음 도입했고, 한국은 1998년 도입했습니다. 
일본 증시도 폭락…"불이야"라고 외치는 상황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지수도 무려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습니다. 3,836포인트가 떨어졌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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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률은 12.4%였는데, 1987년 '블랙 먼데이' 때의 1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닛케이지수는 올 연초부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이목을 끌었지만, 이제는 지난해 연말 종가인 33,464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미끄러졌습니다.

닛케이는 "자리가 가득 찬 극장에서 누군가가 '불이야'라며 절규하는 때와 같은 광경"이라며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어 시장 혼란이 지속됐다"고 전했습니다.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는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통계에 따른 미국 경제 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서 돈을 빼는 움직임 때문에 한일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겁니다. 

이밖에 엔/달러 환율이 도쿄 외환시장에서 141엔대까지 떨어지면서, 즉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엔/달러 환율이 141엔대로 떨어진 건 약 7개월 만입니다.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963.20원(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 금요일(919.93원)보다 43.27원이나 급등했습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여행객이 크게 늘었는데, 그런 여행객에게 '환율 좋은 시절'이 지나가는 분위기입니다.

왜 외국인은 돌변했나?

외국인들의 투매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투매가 또 다른 투매를 부추기는 식이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늘(5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현물을 1조 5천281억 원 순매도하는 등 매도 폭탄을 쏟아냈습니다. 이런 매도세는 약 2년 6개월 만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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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매도 움직임은 국내 증시가 연중 고점을 찍은 뒤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지난달 12일부터 포착됐습니다. 

이때부터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3조 5천55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기관의 순매도액인 1조 400억 원의 3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은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주가 조정과 더불어 미국 경기침체 우려 확산, 엔화 절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엔 케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 글로벌 유동성 공급 통로가 좁아지게 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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