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KCGI가 학교재단 한양학원의 한양증권 지분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한양증권은 오늘(2일) 공시에서 한양학원과 재단 산하 회사인 백남관광·에이치비디씨가 이들 소유의 자사 보통주 376만 6,973주(지분율 29.6%)를 넘기는 안을 KCGI와 잠정 합의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매각액은 2,448억 5,324만 5천 원으로 주당 6만 5천 원이 적용됐습니다.
주당 대금은 오늘(2일) 한양증권 종가(1만 5,580원)의 약 4.2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이번 매각 입찰에는 KCGI 외에 패션 기업 LF와 타 사모펀드 컨소시엄 등 5곳이 참여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LF는 차순위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LF는 자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이미 부동산 금융 사업을 하고 있는데, 금융 업종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해 왔습니다.
이로써 KCGI는 지난해 1월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공식 인수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유리한 고지에서 한양증권 인수 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됐습니다.
KCGI는 이날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후 지난 1년간 단 한 명의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한양증권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서는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KCGI는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때 이미 당국 승인을 받은 만큼 큰 무리가 없을 걸로 전망됩니다.
단, 한양학원의 매각 입찰이 이례적으로 급하게 진행됐고, KCGI가 한양증권을 나중에 되파는 '파킹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등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나와 인수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KCGI는 유명 애널리스트인 강성부 씨가 지난 2018년 창업해 대표이사를 맡은 사모펀드 업체입니다.
한양증권은 한양대 측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1956년 설립한 회사로, 60년 이상 대학 산하 증권사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이어왔습니다.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28위의 중소 증권사로, 채권 발행과 부동산 금융 등 기업 대상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 증권사 매각 사례로는 2018년 J&W파트너스의 SK증권 인수,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인수 등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사진=한양증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