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악조건을 기회로…김원호-정나은 "책임감 갖고 결승전 이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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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호-정나은

배드민턴 혼합복식 태극전사끼리 맞붙은 2024 파리 올림픽 준결승전에서는 양쪽 코치석이 모두 비어있었습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중 어느 한쪽만을 지도할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코트 안에 있는 양 팀의 실력과 정신력만이 승부를 가를 변수였습니다.

객관적인 전력만 따지면 선배팀 서승재-채유정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세계랭킹 2위 서승재-채유정은 조별 예선부터 16강전까지 4연승을 달렸고 김원호-정나은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5전 전승으로 앞섰습니다.

반면 예선에서 2패(1승)를 했던 세계 8위 김원호-정나은은 게임 승률에서 다른 두 팀에 앞선 덕분에 극적으로 8강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져도 잃을 것 없다'는 상황이 김원호-정나은의 패기를 키웠습니다.

김원호-정나은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서승재-채유정과 77분이 걸린 혈투 끝에 2-1(21-16 20-22 23-21) 승리를 거뒀습니다.

경기를 마친 김원호와 정나은은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섰습니다.

김원호는 "(상대는) 저희보다 한 수 위에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파이팅 있고 활기차게 적극적으로 뛰려고 했다"면서 "패기 있게 다가가 부담을 줘서 1게임을 가져올 수 있었고 3게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은이가 잘 이끌어줬다"고 복기했습니다.

정나은은 "한 팀은 결승, 한 팀은 3·4위전을 치러야 하는데 그 수를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니까 예선전 때보다 긴장이 덜 됐다"고 승인을 짚었습니다.

둘은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김원호는 3게임 5-10으로 끌려가던 상황을 떠올리며 "제가 집중력을 잃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있던 나은이가 저를 잡아줘서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마지막에는) 저는 배터리가 끝난 상태였다. '나은아. 네가 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줬고 나은이가 저를 다독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정나은은 "그 한마디가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이 상황에서는 제가 해내는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서 오빠를 좀 잡아줬던 것 같다"고 돌아봤습니다.

김원호는 "누가 이기든 올라가면 금메달을 따야 했다. 저희가 이겼으니까 더 책임감을 가지고 결승전에서 어떻게든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충 조(중국)입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대회 상대 전적은 3승 3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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