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하고도 라켓 쥐었다…한국팀 맞붙어 김원호-정나은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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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극전사 맞대결이 펼쳐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 준결승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서승재-채유정 조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모든 걸 쏟아부은 감동적인 혈투였는데요. 한국 배드민턴은 베이징올림픽 이용대-이효정 조에 이어 16년 만에 금빛 스매시를 노립니다.

파리에서 주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 2위 서승재-채유정 조에 상대 전적 5전 전패로 열세였던 김원호-정나은 조는 패기를 앞세워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엎치락 뒤치락 숨 막히는 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게임씩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세 번째 게임은 그야말로 전쟁이었습니다.

노련한 서승재-채유정조가 구석구석으로 셔틀콕을 날릴 때마다 김원호, 정나은 선수는 온몸을 날렸습니다.

김원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코트에 드러누우면서도 정나은 선수가 줄이 끊어진 라켓을 바꾸러 간 사이 강스매시로 점수를 따내는 명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김원호는 16:13으로 앞서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메디컬 타임을 요청한 뒤 구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다리를 움직일 힘도 없어 보였지만, 김원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듀스 접전 끝에 마침내 결승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명승부를 펼친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감격했습니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결승에 오른 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6년 만입니다.

김원호 선수는 인터뷰할 힘도 없을 만큼 모든 걸 쏟아부었습니다.

[김원호/배드민턴 국가대표 :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끝까지 뛰었던 건데 그렇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정나은/배드민턴 국가대표 : 저희가 결승까지 이제 올라온 게 어떻게 보면 진짜 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저희가 더 간절하게 시합에 임한 게….]

김원호 정나은 조는 세계 1위 중국 조와 결승에서 맞붙고, 서승재-채유정 조는 세계 5위 일본조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릅니다.

승패와 메달 색깔을 떠나 우리끼리 펼쳤던 치열했던 준결승전은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를 밝히며 진한 감동을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윤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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