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자유형 200m 챔피언 포포비치 "내 친구 황선우, 고개 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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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포비치와 인사하는 황선우

"고개를 들라고 해주고 싶어요"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 다비드 포포비치(19·루마니아)가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황선우(21·강원도청)에게 전한 말입니다.

포포비치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인근에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가 마련한 인터뷰 자리에서 "황선우가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쉽지만 그게 그를 더 강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황선우가) 이번 대회 결승에 가지 못했다고 해도 실망할 게 없다"며 "내가 이번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하지만 황선우는 지난 2월부터 세계 챔피언이었다. 결승에 못 갔다고 그의 노력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포포비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많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각자의 목표가 있는데, 그에 닿지 못해도 괜찮다"며 "우린 그냥 더 열심히 훈련하고 돌아오면 된다. 인생처럼 기복이 있는 게 스포츠"라고 말했습니다.

포포비치는 지난달 29일 열린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 44초 72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반면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황선우는 전날 준결승에서 1분 45초 92로 9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월 열린 2024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때 찍은 기록이 1분 44초 75인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입니다.

포포비치는 "황선우와 처음 만난 건 아마 3년 전 올림픽 경기였던 것 같다. 이후 거의 모든 대회 결승에서 만났다"며 "그는 참 좋은 사람이고, 우린 친구다. 물에서는 경쟁자이지만 경기가 끝나면 친구로 돌아가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황선우는 내 여자친구를 봤고, 난 황선우의 가족도 만났다. 서로를 잘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포포비치는 자유형 100m에서 46초 40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중국의 판잔러(19)를 놓고 "놀라운 기록을 썼다. 나를 포함한 다른 경쟁자를 1초 이상 앞섰다는 건데, 자유형 100m 올림픽 경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 싶다"고 감탄했습니다.

동메달을 딴 포포비치는 47초 49를 기록했습니다.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1위와 2위의 격차가 1초 이상 벌어진 건,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 이후 96년 만입니다.

판잔러는 중국 수영의 '도핑 스캔들' 23인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선수입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과 호주 언론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중국 선수 23명이 개막 7개월 전에 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도 정상 참가했다"며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이 문제를 공정하게 판단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포포비치는 "전 세계적으로 도핑 스캔들이 대부분 몇 개 국가를 중심으로 일어나긴 하지만 선수 개개인을 보면, 혐의가 입증될 때까지는 결백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 선수가 부정한 방법을 쓰는지 여부에 특별히 집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포포비치는 "수영해야 할 순간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무용한 일"이라며 "스포츠, 페어플레이, 상대에 대한 존중 등 관점에서는 도핑이 아주 중요한 문제고, 흥미로운 주제다. 하지만 출발대에 설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에 들어가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스캔들도 없고, 그냥 아무것도 없다. 그냥 나 혼자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라데팡스 수영장 수심이 깊지 않고 2.15m에 불과해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분 석에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포포비치는 영국, 중국, 호주, 미국 등 수영 강국 선수들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해왔다며 "나와 경쟁하는 수준의 선수들 가운데 내가 가장 가혹한 조건에 익숙한 선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정보를 접하는 건 독이 될 수 있다. 난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수심과 관련해) 더 많이 생각할수록 실제 (경기력에) 차이가 생긴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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