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청역 사고 운전미숙 탓…사고 당시 시속 10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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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역 역주행 사고 수사결과 브리핑하는 남대문경찰서장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이 가해 운전자 68살 차 모 씨의 운전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차 씨는 사고 직전 '풀액셀'을 밟았으며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칠 때는 시속 107㎞까지 속도가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오늘(1일) 오전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의자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나 피의자의 주장과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제동 페달(브레이크)는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까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돌 직후 잠시 보조 제동등이 점멸하는 것 외에 주행 중에는 제동등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액셀의 변위량은 최대 99%까지 나온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액셀 변위량은 가속 정도를 퍼센트로 변환해 나타내는 기록으로, 99%는 풀액셀로 평가됩니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액셀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다"며 "사고 당시 피의자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액셀과 상호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BMW 차량을 충격하고 난 후에야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나온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 운전자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착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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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출석하는 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차 씨가 풀액셀을 밟으면서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인도의 행인들에게 돌진할 때는 시속 107㎞까지 속도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차 씨 차량의 가속장치·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EDR)도 정상적으로 기록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차 씨는 세 차례 경찰 조사에서 주차장 출구 약 7∼8m 전부터 '우두두' 하는 소리가 나면서 브레이크가 딱딱해져 밟히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역주행을 하다 핸들을 꺾어 인도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속도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생각해 가드레일을 충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할 때 행인들을 보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시종일관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고 한 진술 외에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없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경찰은 차 씨 조사에 거짓말 탐지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와 유족 전원은 차 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오늘 오전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업무상 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차 씨는 지난달 30일 구속됐습니다.

차 씨는 지난달 1일 밤 9시 27분쯤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며 가속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인도의 행인들에게 돌진했습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차 씨 부부 등 7명이 다쳤습니다.

경찰은 차 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과 블랙박스, EDR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습니다.

사고현장 주변의 CCTV 12대와 블랙박스 4대 등도 조사했습니다.

차 씨에 대한 조사는 그동안 3차례 이뤄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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