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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일본여행 다녀오길 잘했다"?…엔화 반등세 오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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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오늘(31일)도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7말 8초 휴가철이 절정입니다. 요즘 제 주변에서도 가깝기도 하고 엔화까지 저렴해서 일본 여행 다녀왔다 이런 분들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저렴한 엔화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요?

<기자>

3주 전만 해도 100엔에 850원대에서 살 수 있던 엔화, 이제 900원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5% 정도 오르게 된 겁니다.

조만간 일본여행 가려고 했는데 엔화 왜 이렇게 급하게 오르는 거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직까지 환전을 안 하신 분들은 빨리 해야 하는 건지, 기다려야 할지 오늘이 그걸 알 수 있는 분수령입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같은 기관인 일본중앙은행이 어제부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 그 회의 결과가 나오는데요. 일본은 지난 3월에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오늘 4개월 만에 또 금리를 올린다고 발표하면 최근에 급격하게 반등한 엔화의 가치가 좀 더 빠르게 오르는 추세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오늘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더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

일단 금리를 동결한다고 해도 9월에는 올리겠다 이런 신호를 명확하게 보낸다.

이 정도만 돼도 역시 엔화는 이달 중순까지가 바닥이었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약간 더 어려운 개념이기는 하지만, 사실 통화당국이 시중 돈의 가치를 조절할 수 있는 건 금리만이 아닙니다.

일본은행이 시장에 엔화를 끊임없이 풀어댄다면 엔화가 너무 흔하니까 계속 싼 상태로 머물러 있겠죠.

그게 지금까지 일본은행이 해왔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 시장에 엔화를 그렇게 잔뜩 푸는 정도를 좀 줄이겠다, 얼마나 줄일지 발표합니다.

역시 엔화 가치를 더 이상 떨어지게 두지는 않겠다는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이 드디어 슈퍼 엔저를 저지하고 나서는 것 같은데 왜 하필 휴가철인 지금입니까?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데요.

최근에 추가된 상황으로는 역시 정치적인 분위기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은 적극적으로 엔화를 싸게 만들어서 수출도 많이 하고, 또 우리 같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대규모로 끌어들여 왔습니다.

물가가 떨어지는 게 문제였던 나라기 때문에 엔이 저렴해져서 물가가 함께 오르는 것도 어느 정도까지는 일본 입장에서는 반길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물가와 함께 드디어 근로자들의 임금도 좀 올리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임금을 올려봤자 워낙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임금 오른 효과는 상쇄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일본이 바겐세일을 당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엔저냐, 많은 일본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수출 대기업들은 엔저로 해외에서 돈을 많이 번 게 사실이지만요.

수입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이나 일본 국민 개개인에게는 엔저의 혜택보다는 고통이 더 컸다는 거죠.

그래서 9월에 자민당 총재 선거도 있는데 지금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물론 통화당국은 독립적으로 정책 결정을 한다고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압박을 느끼지 않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슈퍼엔저는 미국에 재앙이다,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엔이 저렴해져서 일본이 미국에서 큰돈을 벌어가는 게 문제다, 미국 제조업에 타격이다.

이런 얘길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혹시나 선제적으로 지금보다는 엔화 가격을 좀 올려놔야 하지 않겠냐, 이런 필요성도 느끼게 된 겁니다.

<앵커>

그러면 가을 이후에는 일본 여행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일본으로서는 슈퍼엔저만 벗어나고 싶은 거지 어느 정도의 엔저는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엔화 반등세가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도록 노력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일본 정부와 통화당국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 이제 온 세상이 압니다.

그래서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크게 오를 가능성은 적지만 급격한 변동성이 중간중간 보일 수도 있어서 계속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엔화가 튀는 모습이 나올 때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뿌려진 막대한 수준의 엔화 투자금이 자극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부분에서 엔화 흐름을 계속해서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원-엔 환율 기준으로 보게 되면, 여기서 추가적으로 그렇게 많이 오르기는 어렵다… (하반기까지 100엔에) 920원, 930원 정도가 상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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