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4세에 첫 출전 하태규 "처음이자 마지막…미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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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강 마친 뒤 포옹하는 하태규-라바도르 카를로스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의 맏형 하태규(34·충남체육회)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을 미련 없이 마쳤습니다.

오늘(29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플뢰레 개인 32강전은 2008년 12월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돼 15년을 넘게 보낸 하태규의 생애 첫 올림픽 경기였습니다.

그는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태는 등 주축으로 활약해 왔으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남자 플뢰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한국 펜싱에 사상 첫 금메달(개인전 김영호)을 안기고 2012년 런던에서도 동메달(개인전 최병철)이 나온 종목이지만, 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하기는 쉽지 않아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는 개인전에만 1명씩 나섰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표 생활을 오래 해도 올림픽에 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오래 기다린 하태규의 첫 올림픽은 32강전에서 카를로스 라바도르(스페인)에게 13대 15로 지면서 한 경기만에 끝이 났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하태규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는데, 너무 늦게 오게 됐다"면서 "기대하면서 왔는데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서 후련하다. 미련 없이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왔다"는 그는 "원래 파이팅을 많이 하지 않는데, 오늘은 어릴 때처럼 하려고 했다. 불안감과 긴장감은 빼고, 열심히 많이 움직이면서 하려고 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전술 실패로 쉽게 점수를 내준 것 같다"고 곱씹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근 2회 연속 단체전 정상에 올랐으나 세계 수준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1988년생 허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등 세대교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허준보다 한 살 어린 하태규 역시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거듭 이번 올림픽을 '처음이자 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하태규는 "가능성은 늘 열어두지만, 제 마음으로는 여기까지 하고 좋은 후배들이 많이 올라왔으니 바통을 넘기려고 한다"면서 "이번 시즌 신진 선수들과 팀을 맞춰보니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편하게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2년 남은 다음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출전에 도전할지 확답은 하지 않은 그는 "2∼3년 정도 더 선수 생활을 한 뒤에 지도자의 길을 갈 계획"이라며 "지금도 후배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할 테니 마음이 편하다. 앞에서나 뒤에서나 도움이 되는 형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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