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역사에 새로 설치된 사물함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2월부터 1~8호선 승강장에 있는 사물함 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 사물함은 공사의 자회사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뒤 일회용 비밀번호를 받아 사용하는 OTP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김민정/경남 김해시 : 새로 어플을 설치해야 된다 해서, 좀 불편해서 지금은 사용을 안 하려고….]
그런데, 공사의 자체 감사 결과 자회사가 이 OTP 사물함 납품 업체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자회사 직원 2명이 해당 OTP 기술의 특허 발명권자로 등록돼 있었던 것입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자회사 입사 전 납품업체 사장 A 씨와 같은 업체에서 일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직원들은 "전 직장에서 해당 기술 개발에 참여해 A 씨가 특허를 등록해 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감사보고서는 유착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포착됐습니다.
자회사는 A 씨의 업체를 포함한 사물함 납품 업체 3곳에서 견적서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감사실 확인 결과 다른 2개 업체의 견적서도 A 씨가 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담합이나 서류 위조의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또 자회사는 OTP 사물함 잠금장치를 개당 21만 원으로 업체와 계약했는데, 다른 업체는 같은 사양의 잠금장치를 9만 원 정도에 납품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명을 듣기 위해 납품 업체를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옆 사무실 관계자 : 저희 (납품업체 관계자) 본 적이 없어요, 다들.]
서울교통공사는 OTP 사물함은 원격 관리하기가 쉬워 도입했고, 납품 비리는 아니라면서도 견적서 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공사와 자회사 직원 4명과 납품업체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