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인천의 한 빌라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일가족이 크게 다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 2명이 현장에서 피해자를 두고 도망쳤고, 재판에 넘겨지기까지 했는데요.
재판부가 이들을 향해,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는데 변명만 하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비명 소리에 남성 경찰관과 피해자의 남편이 급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현장에서 도망치듯 빌라 계단을 내려오는 여성 경찰관은 방금 목격한 상황을 설명하듯 목을 찌르는 시늉을 보입니다.
그러자 남성 경찰관은 여성 경찰관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지난 2021년 11월, 이 빌라 4층에 살던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아래층 주민 40대 여성 A 씨가 크게 다친 당시 상황이었습니다.
[김민호/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2022년 4월) : 태연하게 내려갑니다. 사건의 긴박성이라든지 피해자 구조의 다급함, 이런 건 전혀 보이지 않고요. 범인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진압할 의지가 없었다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 (2022년 5월) : 경찰들이 나 몰라라하고 도망을 가고, 지나고 보니까 이 사람들이 더 나쁜 사람들인 거예요. 전화 한 통이라도 하든지, 죄송하다고 했으면 용서될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결국 경찰관 2명은 해임됐고, 직무 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어제(25일) 있었던 항소심 재판에서, 이들은 1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이 '구급차를 부르기 위해 빌라 밖으로 나갔다', '피해자 대신 흉기에 찔렸어야 했느냐'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다며 "그 사이 피해자 가족들은 맨몸으로 가해자와 싸우다가 다쳤다"고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들이 초범인 점과 불명예 퇴직을 하게 된 점,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가해자인 40대 남성은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22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영상편집 : 문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