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파시스트 경례' 셀카를 찍는 모습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고교 교사가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파시스트 경례' 셀카를 찍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교사는 학생을 상대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동성애 혐오적이고 인종 차별적인 태도도 보여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25일(현지시간) 라레푸블리카 보도에 따르면 로마의 피렐리 고교에서 학생 2명이 교사와 함께 셀카를 찍으면서 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곧게 뻗는 파시스트 경례 포즈를 취했습니다.
이 경례법은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통치 시절에 쓰이던 것으로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립니다.
학생들 한가운데에서 셀카를 찍은 이 교사는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살짝 미소를 짓는 모습이었다고 라레푸블리카는 전했습니다.
라레푸블리카가 공개한 또 하나의 사진에는 이 교사가 책상 위에 엎드린 학생에게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취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또한 이 교사는 성소수자 남학생에게 로마의 게이 나이트클럽인 '무카사시나'에 간 적이 있느냐고 묻는가 하면 필리핀 출신의 학생에게는 언제 자기 집 청소를 하러 올 것이냐며 추근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렐리 고교에서 역사와 철학을 가르치는 이 교사는 자신의 수업 때 이집트 국적의 여학생에게 첫 번째 줄로 자리를 옮기라고 지시하는 등 인종차별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라레푸블리카에 이 교사를 제보한 학생들은 학교 측에 먼저 알렸으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히려 학교 측은 교실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는 안 된다며 주의를 준 뒤 학생들을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라레푸블리카의 보도 이후 라치오 교육청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교육청은 "보도된 내용에 대해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적인 행동은 우리가 추구하는 포용성의 가치와 명백히 배치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