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법정 선 영월 살인사건 피고인 "일반재판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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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용의자를 20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세워 이목을 끈, 이른바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사건이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일반 형사재판으로 진행됩니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1부 심리로 오늘(25일) 열린 50대 A 씨의 살인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A 씨는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일반 형사재판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을 받기를 원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A 씨 변호인은 "여러 명의 증인 신문이 필요하고 법리적으로 다퉈야 할 쟁점도 많은 사건"이라며 "일반 법 감정으로 다툴 사건이 아닌 만큼 일반 형사재판으로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범행 현장에서 확보된 피 묻은 족적의 주인으로 지목돼 이날 피고인석에 선 A 씨는 역시 "변호인의 의견과 같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이어 A 씨는 사건과 관련해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억울하다"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고, 변호인도 "무죄 취지로 변론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유력 용의자에서 20년 만에 피고인이 된 A 씨 재판의 쟁점은 사건 발생 시각 A 씨의 알리바이 진위와 '99.9% 일치한다'는 피 묻은 족적의 증거 능력 여부입니다.

수사 초기 용의선상에 올랐던 A 씨는 사건 발생 시각에 영월 미사리 계곡에서 가족 등과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면서 알리바이를 댔고, 당일 촬영한 물놀이 사진을 제출해 용의선상에서 제외됐습니다.

A 씨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 사건을 남녀 관계에 얽힌 치밀한 계획범행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시 30대 중반 여성 C 씨와 교제하고 있던 A 씨는 C 씨가 영농조합법인 간사인 피해자 B 씨를 '좋아한다'고 말하자 범행을 계획하고 알리바이도 만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B 씨 피살 장소에서 확보한 피 묻은 샌들 족적과 A 씨의 샌들이 99.9% 일치한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10년여에 걸친 수사 결과를 검찰에 송치했고, 다시 검찰은 3년 7개월간 보완 수사 끝에 A 씨를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족적에 대한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없고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피살 장소인 영농조합 사무실을 가보지도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됩니다.

다음 공판준비 기일은 오는 9월 12일 오전 11시 영월지원에서 열립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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