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행자들 안전을 위해 도심 신호등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적색 신호 때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알려주거나, 걸음이 느린 이들을 위해 인공지능이 알아서 녹색 신호의 시간을 늘려주기도 하는데요.
신용식 기자가 이 내용 전하겠습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에 있는 횡단보도를 80대 노인과 함께 건너봤습니다.
녹색 신호 안에 다 건너지 못하자,
[신속히 안전한 인도로 이동하세요.]
신호등의 녹색 신호 숫자가 1에서 더 줄지 않고 깜빡이면서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신호등 위에 설치된 인공지능 카메라가 보행 상태를 감지한 뒤, 알아서 녹색 신호를 연장해 준 덕분입니다.
[80대 보행자 : (신호가 짧을 땐) 막 뛰어간 적도 있고. (지금은) 마음이 편하죠. 아무래도 (건널 때) 급하지 않으니깐.]
신호등의 녹색 신호가 적색으로 바뀌자마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숫자가 표시됩니다.
언제 녹색 신호가 켜질지 몰라 무턱대고 무단횡단하지 않도록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겁니다.
[김길숙/서울 종로구 : 파란불이 언제 뜰지 모르다가, 이번에 건너야겠다고 막 뛰어가는 거죠. 그런데 저게 있으면 언제 뜨는지 아니까 그러진 않을 거 같아서 좋을 거 같아요.]
도로교통공사가 조사한 결과, 신호등이 대기시간을 알려주면, 실제로 무단횡단 건수가 46% 줄어드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이렇게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신호등 8개를 지난해 12월, 시청 근처에 시범 설치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350개를 더 설치할 계획입니다.
한 개에 650만 원, 전체 예산은 22억 원이 듭니다.
[김정화/경기대 스마트시티공학부 교수 : (도시 구조가) 이젠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게 트렌드이고요. 보행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반적인 플랫폼이 마련돼야 합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설문조사를 해보니 응답자의 82%는 이런 첨단 신호등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이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