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는 2024 프로야구가 어떻길래 이렇게 인기인 건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역대 가장 많은 관중을 모았던 시즌은 2017년입니다. 당시 840만 688명이 직접 야구장에 찾았습니다.
✏️ 그런데 올 시즌이 심상치 않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역대 최다인 600만 명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1,000만 관객도 꿈이 아니라는 얘기도 슬슬 나오고 있습니다.
✏️ 이런 흥행의 뒤편에는 전력 평준화가 있었습니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인 2015년 이후 올 시즌이 역대 최소 승률차를 기록한 채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전인 전반기에 1위 팀인 KIA의 승률 0.593과 꼴찌 팀 키움의 승률 0.432의 차이는 1할 6푼에 불과합니다. 승률 차이가 1할대로 들어온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 그 영향으로 주중(화수목) 3연전의 평균 관중 규모도 1만 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2편은 1편에 이어 이런 흥행과 함께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은 없는지,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야구장에 빠질 수 없는 치맥…그런데 쓰레기는?역대급 흥행 시즌을 맞는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야구장 먹거리입니다. 야구장에 딱 들어서서 초록빛 잔디를 보며 먹는 치킨과 맥주… 생각만 해도 너무나 아찔합니다. 구장별로 특화된 먹거리들도 있는 만큼 야구장 관람 문화와 먹거리는 떼려야 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나오는 쓰레기들입니다. 늘어난 관람객에 덩달아 쓰레기도 당연히 많아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먹거리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일회용품뿐 아니라 응원도구 쓰레기까지… 아마 독자 여러분들 중에도 야구장 직관을 마치고 나오면서 출구마다 쌓여있는 쓰레기 산더미를 본 적 있을 거예요.
실제로 얼마나 나오는지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5년마다 전국 폐기물 통계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게 2023년에 발표(2021년~2022년 조사)된 6차 통계 조사더라고요. 2024년과는 시차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최근 조사이니만큼 해당 데이터를 살펴봤어요.
환경부는 야구장을 비롯해 축구장, 체육관, 골프장 등 전국의 스포츠, 레저시설 202개를 대상으로 서면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숙박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스포츠, 레저시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규모는 연간 3만 1,505.5톤 규모였죠. 그중 규모로만 따지면 가장 많은 폐기물이 나오는 시설은 골프장이었습니다. 골프장에서만 연간 1만 2,155.6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야구장은 골프장 폐기물의 1/4 수준인 연간 3,444톤이 나오고 있고요.
문제는 이 폐기물을 관람객까지 포함해 1인당 하루 평균 발생량으로 계산하면, 야구장이 1위라는 겁니다. 스포츠 시설을 찾는 이용객 수 데이터와 폐기물 발생량을 가지고 1인당 하루 평균 폐기물 발생량을 계산하면 야구장이 1인당 7.95g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뒤이어서 축구장이 5.08g, (구기) 체육관이 3.50g, 골프장이 3.21g이었죠.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야구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환경부와 함께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죠. 일단 2023년부터 응원용 막대풍선 반입이 아예 금지되었습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 도입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KBO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해 보니 2022년에만 야구장에서 약 400만 개의 일회용 컵을 사용했는데, 협약 이후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면서 2023년엔 사용량이 262만 개로 34.5% 줄였습니다.
지구의 날에 그린 글러브를 수여하는 MLB환경을 생각하는 프로야구가 되기 위해 KBO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폭넓은 인기를 자랑하는 국내 프로야구가 조금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거죠. 사실 ESG라는 게 종목을 가리지 않잖아요. 패션 기업, 에너지 기업, 소비재 기업들에게도 ESG 경영이 필요하지만 스포츠 역시 ESG를 적용한 경영이 필요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요.
그렇다면 프로스포츠의 선두 주자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MLB에선 일찍부터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구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재활용하고, 퇴비화해서 사용토록 하고 있죠. 재활용뿐 아니라 구장에서 사용되는 물과 에너지도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그린 글러브 상도 지속가능한 MLB를 만드는 일환 중 하나고요.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되는 골드 글러브, 최고의 공격수에게 수여되는 실버 슬러거 상은 들어봤을지 몰라도 아마 그린 글러브는 처음 들어봤을 겁니다. MLB에서는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이 되면 가장 친환경적인 구장을 갖춘 구단에게 그린 글러브를 수여하고 있습니다. 각 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얼마나 잘 재활용했는지를 보고 가장 높은 재활용률을 기록한 구단을 선정하는 거죠.
위 그래프에 2008년부터 2024년까지 역대 그린 글러브 수상 구장을 나타내봤습니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50%대의 재활용률을 기록해도 수상할 수 있었다면, 최근엔 99%는 넘겨야 수상할 정도로 재활용률이 상향 평준화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돋보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는 17년의 그린 글러브 역사 중 14번을 수상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2020년엔 시애틀 매리너스의 T-Mobile Park와 함께 공동 수상을 하기도 했고요.
지속가능한 프로야구를 위해 정부, 리그, 구단이 함께 노력해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쓰레기 재활용, 그리고 퇴비 활용에 있어서 가장 선두 주자로 꼽히는 야구단입니다.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퇴비 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기부하는 단일 구단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죠. 에너지 효율화에도 앞장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07년에 MLB 최초로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한 구장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리그와 구단이 친환경 정책을 펼치도록 기반을 닦아둔 건 정부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일찍이 정부 차원의 전략을 제시해 줬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