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맞아 <귀에 빡!종원> 다이어트 콘텐츠가 다시 돌아왔다. 연 초 신년 특집 4부작으로 올렸던 다이어트 영상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화제가 됐고, 이후 수많은 분들이 많은 질문을 주시기도 했다. 다 답을 해드리지는 못했지만, 길에서 만난 처음 보는 시청자 분이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얘기해 주실 땐 무척 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그중에 한 시청자 분은 비만인 중학생 자녀가 있는데, 식탐을 멈추기가 너무 힘들어 고생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른바 <빡!종원 다이어트> 콘텐츠를 접하고, 아이의 먹는 양을 줄이지는 않되 식단을 ‘키토식’으로 바꾸어 주었더니 놀랍게도 살이 빠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녀가 혈당 수치가 무척 높아 당뇨 위험 진단을 받았는데, 놀랍게도 키토식을 한 이후 이 혈당 수치가 뚝 떨어져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게 이번 여름 특집 다이어트 콘텐츠의 핵심이다. ‘혈당’과 ‘인슐린’.
신년 특집 다이어트 편에서 소개한 ‘키토식단’은 얼핏 ‘저탄고지’와 비슷하다.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를 크게 늘리고 탄수화물의 섭취는 적게 하는 것인데, 키토식은 저탄고지보다도 탄수화물을 더 철저하게 줄이는 방식이다.
저탄고지가 하루 3끼 합쳐 공깃밥 한 공기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면, 키토는 아예 밥을 안 먹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칼로리를 신경 쓰지 않고 내 양껏 배 부를때 까지 먹어도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체질이나 건강 상태가 다르다 보니 개인차가 있을 수는 있다.)
기자도 뉴욕특파원 시절, 이미 키토식이 대유행하던 현지 분위기를 따라 이 방식을 시도했고 실제로 6개월 만에 10년간 빼지 못하던 살을 무려 40kg이나 감량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이어트=단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키토식단은 어떻게 배 부르게 먹고픈 걸 다 먹고도 살이 빠지는 것일까? 그 핵심은 바로 ‘혈당’과 ‘인슐린’에 있다.
혈당이 인슐린을 부르고, 인슐린이 지방을 부른다탄수화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그렇게 혈액으로 녹아들어 간 포도당은 혈당을 높이고, 우리 몸은 이를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내뿜는다. 이 인슐린은 에너지로 쓰고 남는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해 몸 곳곳에 저장하게 된다. 이렇게 인슐린은 우리 몸에 지방을 축적하는, ‘축적의 호르몬’이 된다.
그런데 탄수화물 중에서도 정제 탄수화물인 흰 쌀과 밀가루, 이당류인 설탕, 과당 등은 우리 몸에 혈당을 급격한 속도로 무척 높은 수치까지 한 번에 높인다. 이를 ‘혈당 스파이크’라고 하는데, 혈당이 어디까지 올라가는 걸 ‘스파이크’라 부르는지에 대한 의학적 정의는 없지만 정상인의 경우 식후 2시간 혈당이 140 이하인 것이 정상이다. 만약 이를 넘어선다면 안 좋은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몸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 그만큼 인슐린도 더 많이 분비가 되게 되고, 그만큼 남는 포도당은 지방으로 축적이 되게 된다. 그런데 식사 때에도 탄수화물을 잔뜩 먹었는데, 중간중간 간식까지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면? 우리 몸은 계속해서 혈당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고 인슐린은 쉴 새 없이 분비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장 지방을 축적하는 문제를 넘어서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아무리 인슐린을 많이 내보내도 몸이 이 호르몬을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악순환은 결국 그리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찌게 만드는, 정말 말 그대로 ‘물만 먹어도 살 찐다’는 말이 나오는 몸을 만들게 되는데, 이게 지속되면 결국 혈당을 몸이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당뇨로 가게 된다.
이 원리가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면서,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키토식단’ 같은 식단이 유행을 하게 되고, 이와 함께 최근에는 혈당 스파이크를 관리하는 이른바 ‘혈당 다이어트’까지도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유행을 하고 있다.
‘혈당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는 다이어트?‘혈당 다이어트’란 말 그대로 혈당이 오르지 않는 순서대로 음식을 먹고, 또 혈당이 오르지 않는 식단으로 음식을 먹는 걸 말한다.
먼저 혈당을 올리지 않는 음식 섭취 순서이다. 간단하다. 무조건 야채를 먼저 먹어라! 야채는 섬유질인데, 이 섬유질 역시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그러면 야채도 먹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아니다. 일반적인 탄수화물은 앞서 언급한 대로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변해 혈류로 들어가지만, 섬유질은 우리 포도당으로 분해되지 못 하고 우리 몸을 타고 이동한다.
그러다 보니 음식을 먹기 전 야채를 많이 먹어 섬유질을 잔뜩 섭취하면 이후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 들어오더라도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주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하게 된다. 흡수를 더디게 하게 해 준 다는 것이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얼마나 흡수를 느리게 하느냐에 따라 ‘혈당 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할 수 있다 보니 야채를 먼저 먹는 습관은 무척 중요하다.
그러면 얼마만큼의 야채를 먹어야 할까?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샐러드 한 그릇 정도는 먹어야 어느 정도 섬유질 보호막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하는 비빔면은 면도 밀가루고 소스에도 설탕이 들어 가 있다. 이것만 먹으면 갑작스러운 혈당 스파이크를 경험하기 쉬운데, 이때 비빔면에 야채를 잔뜩 넣어 같이 비벼먹으면 이런 혈당 스파이크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식단이다. 아무리 야채를 미리 많이 먹어도, 그 이후 떡 먹고, 빵 먹고, 과일 주스 마시고, 쿠키 먹고 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완전히 막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먹을 때부터 탄수화물을 최대한 절제하며 먹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먹는 것이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단인지는 연초에 영상과 글로 올린 내용이 있으니 참조하면 될 듯하다.
다만,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키토식단’의 경우는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시도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확실히 살이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이 역시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다 보면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이 무척 커지는데, 이때 자칫 한 번 무너졌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체질이나 개인 건강상태에 따라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 온몸에 기운이 없고 두통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키토식단을 시도하다가 이런 증세가 보이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권고이다.
기자의 경우 처음 살을 빼기 시작했을 때에는 정말 철저하게 탄수화물을 배제하는 식단을 했지만, 목표 체중에 도달하고 나서는 탄수화물 섭취도 조금 늘렸다. 키토식에서 저탄고지 정도로 완화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탄수화물이 무척 당길 때가 있는데, 이럴 땐 시중에 나와있는 제로 식품들로 탄수화물 갈망 현상을 해결하곤 한다.
제로 아이스크림이나 음료를 시중에서 팔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몰에서 밀가루 대신 아몬드가루를 쓴 키토 빵과 쿠키, 케이크까지 팔고 있어 찾아만 보면 쉽게 탄수화물을 대체할 키토 음식들을 구매할 수 있다. 탄수화물이 너무 먹고 싶을 때, 이런 대체 음식들을, 물론 많이 먹지는 않고, 하루 하나 정도 먹으면 큰 도움이 된다.
앞서 설명한 야채를 먼저 먹는 섭취 순서와,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을 직장인이 하기에 사실 쉽지 않을 수 있다. 오늘 무슨 메뉴를 먹느냐에 따라 야채가 없을 수도 있고, 탄수화물이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뷔페 형태의 음식점을 선호한다. 한 끼에 8천 원~9천 원 하는 한식 뷔페라거나, 아니면 프랜차이즈 뷔페 등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뷔페를 간다는 것이 이전 다이어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식전 야채를 내가 먹고 싶은 만큼 양껏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는 최대한 줄이면서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뷔페만 한 곳이 없는 것이다.
‘혈당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장치 ‘연속혈당측정기’헬스장을 다니시는 분 들은 아마 보신 분 들도 있을 것이다. 기자도 뉴욕특파원을 하던 시절,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가면 1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팔에 하얀색 패치 같은 것을 붙이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봤다. 당시에는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끊으려 ‘니코틴 패치’를 붙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 몸의 혈당을 계속해서 측정해 기록하는 ‘연속혈당측정기’라는 것이었다. 보통 혈당은 손 끝을 바늘로 따 나오는 피로 측정한다. 피 속의 당, 혈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검사를 할 때마다 손 끝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또 기계를 늘 들고 다니며 측정을 해야 하다보니 귀찮기도 하다.
반면 연속혈당측정기는 우리 팔뚝에 바늘을 살짝 꽂아 붙여놓는 방식이다. 혈액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닌 세포 사이에 있는 액체인 세포간 질액으로 혈당을 측정한다. 또 한 번 팔에 부착하면 14일 간 지속적으로 나의 혈당을 모니터링해 저장을 하다 보니, 이 센서에 휴대폰만 가져다 대면 언제든 내 혈당을 알 수 있고, 지난 시간 내 혈당이 어떻게 오르고 내렸는지를 그래프로 볼 수 있다.
원래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 조절이 안 돼 저혈당과 고혈당을 넘나드는 중증 당뇨 환자들이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부착하던 장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이어트를 하려는 신체 건강한 젊은 청년들도 유행처럼 많이 하고 다니는데, 먹는 약도 아닌 혈당을 측정하는 장치가 다이어트에 어떻게 도움을 준다는 것일까?
직접 알아보기 위해 기자도 처음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구매해 팔에 부착을 하고 생활해 보았다. 먼저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장점이 있었다. 탄수화물이 혈당을 높인다는 것은 이제 익히 알고 있지만, 정확히 내가 지금 먹은 이 음식이 내 혈당을 얼마나 올렸는지는 사실 알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제육볶음의 경우, 원재료는 야채와 고기이다 보니 탄수화물이 없는데 소스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 이런 제육볶음을 먹으면 혈당이 오를까? 갈비찜, 찜닭 등 양념이 강하게 돼 있는 음식은 모두 이런 고민을 줄 수밖에 없다.
또, 같은 음식이라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혈당이 오르는 수치가 다르다. 끼니를 거르고 굶은 상태에서 탄수화물을 먹으면, 평소에는 괜찮았던 음식도 갑자기 혈당을 크게 오르게 할 수 있는데, 굶으면서 우리 몸의 탄수화물 민감도가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은 먹어도 혈당이 별로 안 올랐다는데, 나는 혈당이 크게 오를 수도 있다. 사람마다 음식에 반응하는 체질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어떤 상황에서 먹었을 때 혈당이 크게 오르는지, 아니면 반대로 혈당이 크게 오를 줄 알았는데 막상 나는 먹어도 혈당이 별로 안 오른다든지 하는 것을 모니터링하며 데이터화할 수 있다. 내 혈당을 별로 올리지 않는 음식들을 정리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관리하며 다이어트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혈당 스파이크가 찾아왔을 때 곧바로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인은 혈당스파이크가 오더라도 이후 걷기 운동과 같은 것을 통해 이 혈당을 다시 내릴 수 있다. 참고로 기자가 취재를 하는 도중, 점심 식사로 나초와 브리또 같은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은 적이 있다.
점심 식후 30분 혈당이 145까지 올랐는데, 곧바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고 회사 앞 공원을 한 30분 걸으니 곧바로 혈당이 91까지 떨어졌다. 즉, 간단한 걷기 운동만으로도 혈당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게 사실 귀찮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혈당계를 통해 숫자를 눈으로 보면 ‘큰일 났네, 움직여야겠네’라는 생각을 절로 할 수밖에 없고, 우리가 귀찮음을 극복하고 혈당 낮추는 운동을 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돼 주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