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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19세 수첩에 쓰여 있던 말…모두를 울린 한마디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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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서 숨진 19살 수첩엔... 못다 이룬 꿈이 빼곡했다

지난 16일, 전북 전주페이퍼 공장 직원 19살 A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A 씨는 일요일 혼자 설비 점검을 하던 중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며, 사고 후 약 50분 만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A 씨는 3학년 때 해당 공장 현장실습생으로 3개월 일한 후 지난해 12월 정규직으로 입사했습니다.

4조 3교대 근무로 휴일에도 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갓 성인이 된 그의 수첩에는 앞으로 생의 계획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A 씨의 수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각종 업무 관련 메모였습니다.

공장 설비에 관한 설명을 비롯해 "안전하려면 자기가 일하는 설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3~6개월 안에 모든 설비 공부", "조심히 예의, 안전하게 일하겠음"과 같은 다짐도 적혀있었습니다.

A 씨가 쓰러진 공정은 유독가스 누출 가능성이 있는 곳이었으며, 점검 시 마스크를 쓰거나 최소 두 명이 점검하는 매뉴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A 씨는 홀로 점검 지시를 받았습니다.

2인 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아 쓰러진 다음에도 약 한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습니다.

유족들은 A 씨 사망 한 달 전, 업무 강도와 환경이 바뀐 점, 지난달 50시간에 이르는 연장근무를 한 사실도 주목해 과로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A 씨의 부검 결과는 2~3주 뒤 나올 예정이어서 사망 원인을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측의 태도는 진상 규명 의지에 의문을 남깁니다.

전주페이퍼는 22일 고용노동부의 황화수소 누출 가능성 조사 직전 사고 현장 배관과 탱크를 청소했습니다.

A 씨가 쓰러진 중요한 단서가 될 환경을 제대로 보전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측은 유독가스가 검출되지 않은 점을 들어 A 씨의 체중 등을 사고 원인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해 유족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유족들은 회사의 공개 사과와 진상 규명이 이뤄질 때까지 장례를 미루기로 했습니다.

A 씨는 입사 전 건강검진에서 특이점이 없었습니다.

19살 청년 노동자의 꿈은 어른들의 무책임함으로 뭉개졌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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