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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과자'보다 맵다고? 불닭볶음면 리콜한 덴마크의 속사정 [스프]

[뉴스스프링]


오프라인 - SBS 뉴스

삼양식품이 덴마크의 불닭볶음면 리콜 조치에 '반격'을 시작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이번엔 덴마크의 리콜 조치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덴마크 식품 당국이 불닭볶음면 3종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린 이유부터 정확히 짚어봐야 합니다. 덴마크는 불닭볶음면의 캡사이신 총량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그 총량이 몇 mg인지,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한국이든, 미국이든, 유럽이든, 식품에 캡사이신 기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준치가 없으니 불닭볶음면을 리콜하면서 숫자를 언급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제품은 캡사이신 기준치가 몇인데, 검사 결과 몇으로 나왔으니 리콜합니다' 이런 발표 자체를 못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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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식품청은 그래서 '칠리칩'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칠리칩은 이른바 '죽음의 과자'로 불리는 미국의 파퀴칩을 가리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인 캐롤라이나 리퍼로 만들었다는 과자입니다. 캐롤라이나 리퍼는 매운맛을 수치화한 '스코빌 지수'가 무려 200만 이상으로 매운 음식 재료 가운데 속칭 '넘사벽'입니다. 이번에 리콜 조치된 불닭볶음면 3종 가운데 스코빌 지수가 가장 높은 제품은 13,000입니다.

덴마크 당국은 불닭볶음면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총량이 이 파퀴칩보다 훨씬 더 높다고 홈페이지에 공식 발표했습니다. 한때 SNS에서는 파퀴칩 1개를 먹고 물이나 우유 없이 5분을 버티는 이른바 '원 칩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챌린지에 참가한 아이와 청소년들이 줄줄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엔 미국에서 파퀴칩을 먹은 14살 청소년이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파퀴칩보다 불닭볶음면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총량이 더 많으므로 건강에 유해하다는 것이 덴마크 식품 당국이 제시한 리콜 사유입니다.

자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덴마크 식품 당국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다만, 불닭볶음면의 캡사이신 양이 파퀴칩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 덴마크 국민뿐 아니라 이 제품이 수출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건강도 걱정해야 할 것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호기롭게 '원 칩 챌린지'에 참가한 아이들한테 급성 중독 증세가 잇따르자 독일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독일 헤센주는 지난해 파퀴칩을 긴급 수거해 캡사이신 함유량을 분석했습니다. 칩에 묻어 있는 캐롤라이나 리퍼 고추 분말이 일정하지 않았는지, 캡사이신 양은 파퀴칩 1kg당 4,000~19,750mg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헤센주는 파퀴칩 1kg에서 평균 9,900mg의 캡사이신이 측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파퀴칩 판매를 금지시켰습니다.

1kg당 9,900mg의 캡사이신이면 1g당 9.9mg의 캡사이신이 들어 있는 셈입니다. 파퀴칩 1개 중량은 6g입니다. 이 제품은 워낙 매워서 칩이 딱 1개씩 낱개 포장되어 있습니다. 독일 헤센주 조사에 따르면, 파퀴칩 1개(6g)에 캡사이신은 대략 60mg 정도 들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덴마크 식품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 60mg보다 더 많은 양의 캡사이신이 불닭볶음면에 들어 있다니, 그냥 넘길 일은 아닌 게 분명합니다. 불닭볶음면도 SNS에서 극한의 매운맛을 체험하는 내용의 콘텐츠로 지금도 소비되고 있고, 그 가운데 일부는 청소년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계산해보니

취재진은 그래서 불닭볶음면 3종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총량을 계산해 보기로 했습니다. 불닭볶음면 액상수프에는 매운 고추분말이 들어가는데, 그 고추분말에 캡사이신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액상수프를 꼭 실험실에서 분석해야 캡사이신 양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조업체는 해당 제품 3종의 '스코빌 지수'를 공개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스코빌 지수와 음식 중량을 바탕으로 역산하면 각 제품의 캡사이신 총량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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