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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문돌이'에게도 희망은 있다…'AI프레너(AI-preneur)'의 조건은 [스프]

[트렌드 언박싱] AI가 만들어 내고 있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 (글 :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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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의 생일파티를 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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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필자가 월마트 상품 검색 창에 입력한 문구다. 입력 후 즉시 앱 화면에는 “치즈 스낵”, “축구 장식”, “탄산음료”, “축구 이미지 포크”, “그릇” 제품들이 쏟아졌다. 모든 제품을 하나씩 검색해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했다. 말 그대로 ‘자연어’로 소비자 니즈(needs)를 입력만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 덕분이다. 파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생각해내는 부담이 없어지면서, 마치 나를 위한 쇼핑 파트너가 효율적으로 찾아준 느낌이 들었다. 2024년 1월, 전 세계 최신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CES2024 기조연설에서 월마트가 자랑스럽게 소개했던 서비스가 일상에 구현된 것을 체험한 순간이었다. 

챗GPT가 선보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을 해줘“ 하는 명령어를 입력해 보며 생성되는 결과물에 놀라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서비스의 진가는 우리가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과 접목된, 이른바 ’버티컬 서비스‘에서 발휘되고 있다. 유통·여행·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서비스는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직접 챗GPT나 구글의 ’바드‘ 같은 서비스에 직접 접속하지 않더라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앱을 사용하는 한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부터 그 면면을 살펴보자. 

“나 이런 제품 좋아했었네” 개인 취향에 맞춰주는 AI

미국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리테일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테무(temu)’와 ‘쉬인(shein)’이다. 2023년 전 세계 주요 시장의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 성장 순위를 살펴보면 그 둘의 성과가 눈에 띈다. ‘테무’와 ‘쉬인’은 전 세계 이커머스 앱 성장 순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남미, 중동 등에서 1위와 2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의 패스트 패션 쇼핑몰 ‘쉬인’이 전년보다 3배 가까운 순이익을 지난해 벌어들였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며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떠오르며,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6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쉬인의 급격한 성장 뒤에는 인공지능이 존재한다. 인공지능이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옷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 옷들은 사실상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되었다. 쉬인은 온라인상 신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하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수요 예측을 한다. 이 과정에서 클릭률, 즐겨찾기, 판매율과 같은 소비자 반응은 물론, 날씨와 제품 기능 등의 각종 변수까지 고려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인다. 이렇게 예측한 수요를 실시간으로 중국 내 협력공장에 전달해 추가 생산을 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쉬인의 미판매 재고비율은 업계 평균(30%)과 경쟁사 자라(10%)에 비해 크게 낮은 2% 미만에 불과하고, 재고 회전일 수도 경쟁사인 H&M이 4개월인 데 반해 평균 40일에 불과하다. 트렌드 예측부터 생산까지, 매일 1000개가 넘는 신제품을 사흘 만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다. 그 결과 쉬인이 선보인 5달러짜리 티셔츠와 치마, 9달러짜리 청바지와 드레스 등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인도, 중동 지역의 10대 청소년과 젊은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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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ecommercedb.com/insights/zara-rising-global-sales-zara-store-numbers-latest-fashion-trends/3098

쉬인의 인기는 소비자 심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나에게 맞춰진 제품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맥킨지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71%의 소비자는 기업이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응답했으며, 76%는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실망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개인화’를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긍정적인 경험과 연관 짓는 소비자들이 다수였다. 많은 리테일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 최적화 제품 추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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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가동되는 친절한 동반자(companion), AI

디즈니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잘 구현한 기업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딥러닝 모델을 통해 캐릭터의 특성을 보다 더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개선하면서, 콘텐츠의 태그(tag) 작업을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 ESPN, Hulu와 같은 OTT플랫폼에서도 개인 맞춤의 정도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하지만 최고의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기업답게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동반자로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심이다’. 영화, 게임, 그리고 테마파크 내 대화형 로봇과 같은 영역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 가디언즈오브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의 귀여운 캐릭터인 베이비 그루트(Baby groot) 로봇이나 스타워즈 갤럭틱 스타크루저(Star Wars: Galactic Starcruiser) 테마 호텔의 D3-09 캐빈 드로이드에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게 만든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인공지능을 몰입형 스토리텔링 경험에 통합하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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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갤럭틱 스타크루저(Star Wars: Galactic Starcruiser) 테마 호텔의 D3-09 캐빈 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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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그루트(Baby groot) 로봇

더불어 생성형 인공지능을 챗봇으로 활용하여 점주교육, 고객 서비스 응대 효율을 높이고 있는 사례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점포 어시스턴트 챗봇 ‘AI-FC’는 점주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사용자는 정해진 방식이나 절차 없이 대화하는 형식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질문할 수 있으며 실수로 오타나 다소 부정확한 내용을 기재해 문의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해 최적의 답변을 제시한다. AI-FC는 ‘운영 매뉴얼’, 시스템 매뉴얼’ 등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30여 개의 문서를 학습해 사용자의 입장에서 질문의 의도를 신속하게 파악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이케아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고객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케아의 인공지능 챗봇 'Billie'는 지난 2년 동안 콜센터에서 47%의 고객 문의를 처리했으며, 이를 통해 Ingka 그룹은 8,500명의 콜센터 직원을 인테리어 디자인 어드바이저로 재교육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Billie는 단순한 문의 처리를 넘어, 고객의 취향과 요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격 인테리어 디자인, 디지털 리테일 판매,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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