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포 거부했던 '경찰 영웅'…국가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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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안병하 치안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했던 고 안병하 치안감의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광주지법 민사13부(정용호 부장판사)는 안 치안감의 배우자와 자녀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총 2억 5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안 치안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강제 연행과 불법 구금, 폭행, 고문 등 가혹 행위를 당하고 강제 해직됐다"며 "본인과 그 가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안 치안감 본인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2억 5천만 원을 산정하고, 상속 비율에 따라 유가족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안 치안감 본인이 아닌 가족이 겪은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소멸 시효가 완성됐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2021년 '과거 지급된 5·18 보상금은 신체적 손해만 해당할 뿐 정신적 손해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5·18 관련자들이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안 치안감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신군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 지시와 발포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다친 시민을 치료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면서 신군부의 눈 밖에 나 직위 해제된 뒤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습니다.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안 치안감은 1988년 10월 1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경찰은 2017년 안 치안감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습니다.

(사진=전남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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