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극우 돌퐁' 희비…마크롱 · 숄츠 울고 멜로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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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왼쪽)과 숄츠 총리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돌풍'이 현실화하면서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를 이끌어온 두 지도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극우의 부상을 막지 못하고 참패했습니다.

프랑스 집권 르네상스당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 RN에 더블스코어로 패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조기 총선을 선언했습니다.

재신임을 묻는 동시에 지명도 높은 현역 의원들을 앞세워 르펜 돌풍을 잠재우겠다는 포석이지만 극우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자칫 RN이 총선에서도 약진할 경우 르펜이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기에 마크롱 대통령이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습니다.

독일에선 극우 독일대안당 AfD가 15.9%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으며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30.0%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숄츠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13.9%에 그쳤고, 연정 파트너 녹색당·자유민주당도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독일 신호등 연정의 지지율이 30%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연정이 조기에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역시 우파 돌풍에 휘말려 소속 정당이 선거에서 참패하자 사퇴했습니다.

반면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 FdI는 28.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FdI의 지지율을 2022년 9월 조기 총선 때보다 3%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리며 연정 내 입지는 물론 EU 내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게 됐습니다.

그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현 집행위원장과 르펜 RN 의원의 '러브콜'을 모두 받으며 EU의 '킹메이커'로 급부상했습니다.

총리 후보 시절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으로 지목됐던 그가 유럽 정치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멜로니 총리는 10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연대를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일단 거리를 뒀습니다.

그가 르펜과 손을 잡는다면 유럽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치그룹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EU는 더욱 강력한 국경 통제, 친환경 정책 철회, 유럽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호주의적 무역 기조가 득세할 가능성이 큽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 승자로 연임 기반을 닦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멜로니 총리, 극우 등을 꼽았습니다.

반대로 마크롱 대통령, 숄츠 총리, 녹색당,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은 패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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