⅓ 부서진 채 묵묵히…태조 이성계 무덤 앞 둥근 돌, 일부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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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가 결손된 고석 모습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의 무덤 앞에 놓여 있던 둥근 돌 일부가 교체됩니다.

오늘(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궁능유적본부 산하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는 최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구리 동구릉 내 건원릉의 고석(鼓石) 보존 처리 계획을 문화유산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고석은 북 모양으로 생긴 둥근 돌을 뜻합니다.

대부분 높이가 50㎝ 정도로, 봉분 앞에 놓여 있는 혼유석(魂遊石)을 떠받드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혼유석은 넋이 나와 놀도록 한 돌로, 조선왕릉의 독창적 요소로 꼽힙니다.

사악한 잡귀로부터 혼유석을 지키기 위한 귀면(鬼面·귀신의 얼굴이라는 뜻)을 둥근 면에 새긴 고석은 건원릉에서는 5개가 쓰였으나, 이후에는 4개가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릉을 구성하는 주요한 석물이었으나, 건원릉 고석은 일부가 크게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고석 5기 가운데 1기는 약 3분의 1이 반파돼 있어 정비·보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이 고석이 언제, 어떤 이유로 부서졌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문화재청(국가유산청의 전신)이 발간한 '구리 동구릉 역사 경관 복원·정비 연구' 보고서는 "고석 1기의 훼손 부분을 교체 또는 보존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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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릉 능침 전경

이에 국가유산청은 상태가 좋지 않은 고석을 보존 처리한 뒤 역사문화관에 전시하기로 했습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기존 고석과 동일한 석물을 새롭게 제작해 대체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고석 4기와 혼유석 등은 표면에 있는 이끼류 등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부서지거나 마모된 흔적 등을 보존 처리할 계획입니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보존 처리를 위한 작업을 발주한 상황"이라며 "6월부터 약 3개월간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건원릉은 조선의 1대 왕의 무덤으로, 조선왕릉 제도의 표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건원릉은 기본적으로 고려 공민왕(재위 1351∼1374)의 무덤 양식을 따랐으나, 석물 조형과 배치를 새롭게 함으로써 왕릉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꼽힙니다.

건원릉은 다른 왕릉과 달리 잔디가 아닌 억새로 덮여 있다는 점에서도 독특합니다.

조선왕조실록 기록 등에 따르면 태조의 유언에 따라 그의 고향인 함경도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고, 매년 한식이 되면 풀 베기를 했다고 전합니다.

(사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국가유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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