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리려고"…옷 싸게 넘기고 '카드깡' 한 백화점 매장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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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 브랜드 매장 점주가 판매량을 늘리고자 해당 의류업체에 발주해 받은 옷을 싼값에 되팔고, 타인의 신용카드로 소위 '카드깡'(카드 결제 후 현금화)을 했다가 연락이 두절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2일) 수원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업체는 업무상배임 혐의로 50대 B 씨를 지난달 고소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A 업체의 의류 브랜드 매장 점주로 근무했던 B 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1억 6천만 원 상당의 의류 196점을 발주해 받은 뒤 이 의류들을 임의로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업체 측은 지난달 정기 매장 점검 과정에서 B 씨가 받은 의류 재고 일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냈습니다.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충족하지 못하면 A 업체와 위탁 판매 계약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 우려해 발주해 받은 옷을 '리셀러'(re-seller·웃돈을 얹어서 물건을 되파는 이들)에게 저가로 넘겼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업체는 백화점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입점하고, B 씨와 같은 점주와 6개월 위탁 판매 계약을 체결해 매장 관리 및 상품 판매 업무를 맡기는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합니다.

점주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 업체와 점주가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인 만큼, 판매량이 저조할 경우 재계약이 불가할 것을 염려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옷을 저가에 판매한 B 씨는 제품이 정상적으로 판매된 것처럼 꾸미고자 "현금으로 되돌려주겠다"며 단골 고객 등 지인의 신용카드를 받아 결제하는 '카드깡'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싼값에 판매했던 제품들의 차액까지 이들의 신용카드로 충당하며 영업을 계속하다가 특정 시점부터 돈을 되돌려주지 않은 채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신용카드를 준 이들 일부도 사기 혐의로 B 씨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상태입니다.

한편, A 업체는 "점주와 맺는 위탁 판매 계약과 관련해 일정 실적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지한다는 등의 강제 규정을 둔 적은 없다"며 "이번 사건은 B 씨의 개인 일탈로 발생한 사안이며, 이로 인해 업체 또한 피해를 입어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B 씨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와 혐의 성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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