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해수면 상승에 섬 주민 본토 이주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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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주민들이 곧 본토로 떠나게 되는 파나 '가르디 수그두브' 섬

카리브해 국가 파나마가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바닷물 유입 등에 직면한 도서 지역 주민들을 육지로 이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더 타임스와 AP통신은 파나마 당국이 파나마 북동부 연안의 가르디 수그두브 섬에 거주하는 주민 1,351명을 파나마 본토로 데려오기로 했으며 그 선발대로 주민 300명이 먼저 이사를 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가르디 수그두브는 구나 얄라 군도에 속한 직사각형 형태에 가까운 작은 섬으로, 긴 쪽 해안선이 366m, 짧은 쪽은 137m에 불과합니다.

이 섬에서는 전부터 매년 11~12월 바다에서 강풍이 불면 바닷물이 섬으로 유입돼 도로를 뒤덮고 집 안에까지 들이닥쳤습니다.

주민들은 바위와 말뚝, 산호 등으로 섬 주변을 보강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섬의 인구밀도도 점차 높아졌습니다.

이에 1990년대부터 섬 주민들이 파나마 정부에 해수면 상승과 인구 증가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주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파나마 운하청과 미국 해양대기청 자료에 따르면, 파나마 카리브해의 해수면 상승은 1960년대에 연평균 1mm씩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연평균 3.5mm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여러 차례 지연됐던 이주 계획이 시행되면서 주민들은 정부가 1,200만 달러(166억 원)를 들여 세운 본토 내 주택단지로 이주하게 됐습니다.

주민들은 아쉬운 심정을 전했다.

이주를 준비해온 나딘 모랄레스(24)는 "평생 살아온 집, 낚시하고 수영하던 바다를 뒤로 하고 떠나려니 슬프다"면서 "최근에 기후변화가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바닷물이 전보다 더 올라오고 더위도 견딜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파나마 환경부에 따르면 2050년까지 파나마는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 영토의 2% 남짓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파나마 당국은 가르디 수그두브 섬 외에도 중·단기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직면하게 될 도서 주민 3만 8천여 명을 이주시키기 위해 12억 달러(1조 6,6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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